너른마당 김서중 2013. 3. 21. 09:01

 

 

 

 

봄비


봄이 오는 소리 들으셨나요?
늦은 외출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후두둑...
여름날 소낙비 같은 봄비가 굵직하게 내리더군요.
미처 우산을 준비해 가지 못한 탓에 오랜만에 빨리 달리기를 시작했죠.
헉헉, 숨차 오른 호흡가운데 매캐한 그 무엇인가가 콧속을 자극하겠죠.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단비의 냄새.
흙먼지를 감싸고 위로하듯 또르르 물방울을 만들며 대지를 적셔주더군요.

얼마 지나지 않아 따르르릉 벨소리에 전화를 받았더니
짜증 섞인 딸아이의 목소리가 전해져옵니다.
'엄마...우산 갖다 줘...왜 오늘 비 온다는 말 안했어? 에이 짜증나...'

아이들은 봄 전령사가 몰고 온 소식을 아직 눈치 채지 못하고 있나 봅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온 들과 산에 새싹들이 기지개를 켜고
머지않아 온천지 쑥과 꽃으로 봄잔치가 열릴 텐데...

매연을 내뿜으며 내닫는 완행버스 뒤를 쫓아가듯
봄소리를 들으며 그 뒤를 쫓아가봅니다.
멀리서 들리네요.
'쑥떡 먹자~~~'

- 이옥경 님, '생활의 발견' 게시판 댓글에서 -

 

 

행복하시고

아름다운 하루를 만들어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