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른마당 김서중 2014. 4. 3. 09:31

 

 

 

숟가락


하루 세 번 꼬박꼬박
손에 쥐면서

편안히 길들여지고
정들어 버린 것.

십 년, 이십 년 같이 살아도
싫증나지 않고

고장 나는 일도 없는
튼튼한 것.

내 입안으로 들어갈 때보다
남의 입안으로 들이밀 때

한순간 더욱
반짝 빛나는 것.

그것과 헤어지는 날
나의 삶도 종착역에 이르는 것.

- 정연복 님, '숟가락' -

 

 

비는 내리지만

행복하시고 낭만있는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