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를 구우며

2006. 10. 30. 17:35살며 생각하며...

꽁치를 구우며


 

손희락



안개가 자욱하게 덮은 계곡
하늘비 산방에서
장작불 피워 놓고
꽁치를 구웠습니다

젓가락 오가며
살점을 뜯어내고
머리와 뼈만 남은 종말을 보며
이것이 사랑임을 느꼈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희생하는 것
그대의 밥상에
기쁨으로 올려지는 것

사랑의 모닥불 위에
한 마리 꽁치로 눕더라도
남은 뼈 버리지 말고
그대의 가슴에 묻어 주십시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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