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갈대

2005. 3. 26. 00:09카테고리 없음

갈대 2

흥건한 갯벌에
뿌리를 내려놓고
한 걸음도 옮겨보지 못한
장애 앓는 나의 사랑

숨조차 거두어간
간음의 흔적은
무쇠처럼 남겨지고

꺾이듯 통증으로
신음하는 밤은
또다시 나의 몫이 되었다

만월이 어루고 간
애끓는 숨소리에
별빛만 한하는
못난 이름이여

잎새 부대끼는
몸부림을 들었는가

어금니 지긋이 깨문
으악 새 소릴 들었는가

뿌리까지 뒤흔든
오열의 밤
흔들리는 것은
내가 아니라
바람이었노라

출처 : 내고향 강진
글쓴이 : 나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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