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다

2010. 2. 17. 09:50살며 생각하며...

 

 

 

나이를 먹다


찬밥 더운 밥 가리지 않고 참 많이도 먹었다
웃음은 팝콘처럼 튀겨 먹고
스무 살은 선짓국처럼 후후 불며 먹고
시어머니는 고추장에 쿡 찍어 칼칼하게
잠은 파자마처럼 헐렁하게 먹고
그리움은 공중에 둥실 띄운 살구꽃 한 채
만개한 분홍으로 흐드러지게 먹고

채우고 비우며 예까지 오는 동안
내 나이에도 조금은 깊은 맛이 들었을까

- 허영둘, '나이를 먹다' 중에서 -


뜨겁던 젊음 보내고 매운 사람살이 하는 동안
힘들다고 투정도 부렸지만,
때로 웃음도 있었고 삶의 여유와 기쁨도 맛보았습니다.
이제는 포용과 사랑도 깊어지고,
삶의 이치 또한 조금은 깨달은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많은 것을 희생하고 나서야 얻는 깊음인가봅니다.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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