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2011. 9. 6. 09:50ㆍ살며 생각하며...
손
툇마루가 없어도 볕바른 세월이다
툇마루가 없으니
묵은 솜마냥 거기 볕바라기하고 있을 외할미도 없다
뭔가를 한참 쥔 듯한 두툼한 거북손이 건너와
대강 푸짐한 가슴의 느꺼운 재산들 부려주고 갔을
주걱 같은 손들이
볕바른 툇마루의 옹이를 쓰다듬던 세월도 물려졌다
세월에 샛강이 돌아나가지 않고 그 강둑에 갈대와 물버들만
실없이 흔들리는 값어치 매길 수 없어,
값을 치르면 돌아올 세월이 저만치 있어야겠다
- 유종인, '손' 중에서 -
에돌아감보다는 직선으로 가길 좋아하는 세상입니다.
툇마루처럼, 샛강처럼,
잠시 쉬어갈 여유도 없어 보이는 세상입니다.
세상에 휘는 갈대와 물버들만 있는 것 같은 세상입니다.
그러나 아닐 테지요.
아직도 푸짐한 가슴이 있고
두툼한 거북손이 있는 정 많은 세상일겁니다.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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