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 부모
2011. 11. 29. 13:26ㆍ살며 생각하며...
캥거루 부모
그 아이가 부엌에서 라면을 끓이는데
낮잠 속에서 나는 그 아이를 재우고 있는 거야
잠투정은 왜 그리 심하던지
온갖 자장가들을 다 끌어 모아
그 아이의 귀에 떠먹이고 있는 거야
그 아이가 큰 가방을 들고 비행기를 타던 날도 나는
그 아이의 숙제 검사를 하고 있었지
유난히 뺄셈에 약했던 아이
나는 회초리를 들고 뺄셈을 주입시켰어
콸콸콸콸 뺄셈을 만땅으로 쏟아 부었어
- 이화은, 시 '캥거루의 육아일기' 부분 -
아이는 계속 자라는데 유독 어른은
한곳에 생각이 머물러 있지요.
아직도 자녀가 어리다고
관심을 넘어선 참견을 계속해댑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창의성은 물론
독립성마저 빼앗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