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을 열며

2012. 3. 2. 10:20살며 생각하며

매화나무가 드디어 꽃을 피웠다며
텔레비전은 낯익은 길을 보여주었다.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해 한 시간 반을 걸어가 아무리 찾아도
꽃이 보이질 않는다.
여기 이쯤 맞는데......
두리번거리다가 드디어 그 나무를 발견했다.
가지 몇에 막 꽃잎을 연 나무를 발견하고 좋아라하는데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한 마디 한다.
"해마다 이 나무가 제일 먼저 꽃을 피워요."
'조숙한 만큼 빨리 지겠네.'
꽃만큼 내 성미도 급해진다.

곧 산수유 꽃처럼 생긴 생강나무 꽃이 필 테지,
가지를 분질러보면 생강냄새가 난다는.
"고요한 식물의 세계에도 얼굴 하나만 가지고 제 이름값을 하는
연예인 같은 꽃들이 있는가 하면 제 가지를 부러뜨려야만
저를 드러낼 수 있는 자해공갈단 같은 꽃들이 있다"는
어느 시인의 시, '생강나무'를 떠올린다.
그러나 연예인 같은 꽃이든 평범한 꽃이든, 나름대로 다 개성이 있어서
세상에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 최선옥 시인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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