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편한 세상
유진 폴리(1915~2012)가 며칠 전 사망했다고 한다. 그가 1955년에 개발한 무선 리모컨은 TV에 붙은 다이얼을 돌려 채널과 음량을 조절해야 하는 불편을 없앤 그야말로 혁명이었다. 그가 개발한 첫 리모컨TV는 발매 첫해에 불티나게 팔렸고 그는 소파에 누워 TV를 보며 감자칩을 먹는 '카우치 포테이토족'의 영웅이 되었다. 그는 '게으른 자의 아버지', '게으름뱅이들의 영웅'으로 불렸다.
몸이 편해진 게 어디 리모컨뿐인가. 최대한 몸을 덜 쓰고 시간을 절약하게 해주는 편리한 것 천지다. 그러나 사람들은 점점 더 편한 것을 찾는다. 웬만한 거리도 자동차로 이동하며 시간이 곧 돈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보다 빨리, 보다 편하게 사는 게 대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한 몸은 자주 움직여야 하고, 두뇌도 써야 하고 절약된 시간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그것이 현대인의 과제가 된 현실이다.
- 최선옥 시인
행복하시고
즐거운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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