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2012. 12. 11. 08:44살며 생각하며...

 

 

유기견


어둠 속에 승용차 하나
속도를 늦추는가 싶더니
뭔가 슬쩍 던져놓고는
바람같이 사라진다

섬뜩하게 꿈틀대는 검은 물체
비척이며 일어선 그것은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이리저리 왔다갔다
어쩔 줄 모르고 허청거린다

잠시 후
어두운 골목길로 허둥허둥 사라지던
유기견 한 마리

사랑에 흠뻑 길들여 놓고는
영하 10도의 강추위 어둠 속에
사정없이 던져버리고 간
얼굴을 감춘 저것은, 분명
사람이다

- 김애자, 시 '유기견' 중에서 -


내년부터 생후 3개월 이상의 반려견에 대한
등록제가 실시된다고 합니다.
반려견을 잃어버려 찾지 못하는 경우도 줄어들고
함부로 유기하는 일도 분명 줄어들 테지요.
사랑으로 들였으면 끝까지 사랑으로
아프거나 다쳐도 돌봐야 하는 것,
그게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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