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명품지갑
2015. 1. 13. 09:09ㆍ살며 생각하며...
엄마의 명품지갑
달려오는 기차를 보던 엄마가 갑자기 굳게 잡고 있던
아들의 손을 놓아버리고는 치마를 확 걷어 올렸다.
마치 속옷 패션쇼를 하듯이.
오빠는 당황하였고, 우리들은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다.
치마 밑의 속고쟁이가 부끄러운 듯이 나타났다.
(중략)
한푼 두푼 모아둔 엄마의 명품지갑은
우리들이 서울로 떠날 때는 아낌없이 열려졌다.
그러나 정작 당신을 위해서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허리띠를 졸라맬망정, 그 지갑은 열지 않으셨다.
아낌없이 내놓는 돈에는 옵션도 따라다녔다.
'공부 열심히 하고' '집에 일찍 들어가고'
'너거끼리 싸우지 말고' '편지 자주 쓰라'는 것이었다.
- 이동순, 수필 '엄마의 명품지갑' 중에서 -
내로라하는 메이커도 아닌
그저 속옷에 딸린 주머니였지만,
그것이 명품지갑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그 진가와 사랑의 가치를 알아보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낌없이 열어주는 그 사랑으로 자라서
넉넉한 사랑을 다시 가족과 이웃에게 나눠주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는지요.
행복하시고
멋진 하루되세요.
'살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단풍 - 희망을 노래하다 (0) | 2015.01.15 |
---|---|
묶고,묶이다 (0) | 2015.01.14 |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0) | 2015.01.12 |
역경을 이겨내는 힘 (0) | 2015.01.09 |
복수초 - 영원한 행복 (0) | 2015.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