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음에

2017. 1. 3. 12:11살며 생각하며...

 

 

 

네가 있음에

남자가 보낸 메시지를 여자는 천천히 다시 읽었다.
짧은 문장 안에 남자가 두 번이나 써 놓은
미안, 이라는 단어가 목구멍을 바늘처럼 찔렀다.
진작 이 말을 할 줄 알았다면 남자와 여자는 헤어지지 않았을까.
죽음조차 함께할 수 있을 만큼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오랜 세월, 남자를 참 많이도 미워했다.
어쩌면 그 힘으로 살았을지도, 여자는 그 힘으로 글을 썼을 것이다.

- 김규나, 수필 '인연, 영원으로 빗물처럼' 중에서 -


무엇이 그리 힘든지, 가장 가까운 사람의 마음을 긁으며
그 흔한 '미안하다'는 말조차 힘들어 하는 것일까요.
남에게 하는 만큼만 배려하고 예의를 지킨다면
서로 상처받을 일도 줄어들 텐데요.
네가 있음에 우리가 있다는 생각만 한다면
사과는 어렵지 않을 겁니다.

 

행복하시고

건강한 하루되세요.

 

 



 

 

'살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도  (0) 2017.01.10
합리적 성공  (0) 2017.01.09
추운 날의 온정  (0) 2016.12.29
아름다운 신전  (0) 2016.12.26
오늘의 기분  (0) 2016.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