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렀다는 것은
2017. 12. 4. 12:00ㆍ살며 생각하며...
저질렀다는 것은
저 구두를 살 수 있지만 내핍을 위한 거라면
저 반지를 살 수 있지만 욕구를 줄이는 것이라면
서러움이 아니다
저 구두를 샀기에 밥 먹을 수 없는 것이었을 때
저 소꿉놀이 장난감을 샀기에 사과를
먹을 수 없는 것이었을 때
저질렀다 한다
저질렀다는 것은 머루 같은 자존심이다
저질렀다는 것은 욕망에게 엎드린 무릎이다
저질렀다는 것에 대하여
함구하시라
가장 아린 피가 선택한 지극한 절제다
- 손한옥 시집 [13월 바람], 시 '저질렀다는 것은'
욕망과 절제 사이에서 가끔 망설입니다.
사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그리하면 다른 것에 내핍을 해야만 할 때입니다.
빤히 보이는 현실 앞에서
그래, 사고보자, 저지르곤 합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후회가 밀려오기도 합니다.
나를 위해 쓴 그것이 나를 무겁게 누를 때입니다.
그러나 가족을 위해 저질렀던 경험도 있습니다.
자존심도 필요하고, 절제도 필요하고, 베풂도 필요하니
여전히 갈등인 오늘입니다.
행복하시고
즐거운 한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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