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남도 천년의 혼

2005. 8. 23. 22:42카테고리 없음



주말오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에 몸살이나 이내 봇짐을 꾸려본다 어디로 가야할까 우리부부는 여행을 좋아해서 마땅이 목표를 정하지 않는다.
주말이면 봇짐 꾸리면 무작정 떠나기를 시도 하기 때문이다 서해안도로에 따따르자 서서울 톨게이트 부터 차는 서행하더니 아뿔싸 완전 체증이다.

고속도로 체증이오면 철창없는 감옥 신세가 딱 이런경우일 것이다
할수없이 우회도로을 찾아 요리조리 천리길을 내달려 도착한 곳 불티재의 옛고개도 정겹고 월출산자락에 펼쳐진 녹차밭이 장관이다.
땅거미 내려앉은 무위사를 어슬렁 어슬렁 배회하고 무위사 마당에 버티고있는 소방차가 어찌나 우서운지 분위기 사뭇 달라 물었더니 강원도 산불사고 이후 이곳에서도 사전준비 해둔 것이란다.

여기 저기 창공에는 현수막이 즐비하듯 축제의 현장이라것을 한눈에 알수 있다 직전도로 끝에 매달린 강진의 불빛 어둠에 묻혀 아스라이 보이는 구강포 만덕산 끝머리 해창사이로 죽도가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별반차이없는 시내길을 따라 터미널에 당도한다 우리를 기다리는 일행이 있어 잠시 들러 가기로 작정을 했다 강진에 오면 생각나는 맛을 찾아 일행들과 각자의 미각을 한번 느겨볼 생각으로 강진만을 따라 길을 재촉 하였다.

목리 쇠전(우시장)를 지나 탐진강의 갈대숲은 우리 일행에게 손짓하듯 반기어 칠량의 옹기마을 사구시 봉황마을도 죽도와 어울림이 아주 멋스러워 보인다.
언젠가 기사에서 읽은듯 가우도가 보이는 그곳 하저마을 어촌체험마을이 눈에 들어오고 이곳 역시 축제의 인파들로 분주하게 움직이는듯하다.

고바우재를 돌아 경치좋은곳에 당도하자 그렇게 가픈숨을 몰아쉬고 달려오던 나의 애마가 잠시 발길을 멈춘다 바다위에 조용히 떠있는 비래도 축제 개막식을 마쳤는지 차량은 서해안고속도로와 별 차이가 없다.
우린 해안도로를 따라 우회로 선택하여 돌아가는길에 때아닌 허수아비 군사형렬을 볼 수 있었다 염걸장군이 왜적을 물리치는 옛 모습을 그대로 재현 하였다고 한다.

미산과 백사마을을 지나 우린 마량항으로 직행하였다 언덕을 올라서자 가막섬이 한눈에 들어오고 고금도가 우리를 반기는듯 서성이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라 했던가 먼길 오느라 비운 뱃속 채우기위해 자리한 남도횟집 먼길온 길손에게 자연산회 아기자기하게 꾸며 나오는 찬거리도 다양하다.

옆사람 눈길 줄세 없이 후다닥 한입채우고 곁들인 한잔은 금상첨화요 이곳 쥔장 먼길 오셨다고 내온 쫌팽이매운탕이 일품이다. 예전에는 낚시만 던졌다하면 물었다던 쫌팽이 이젠 귀해서 먹어보기 어렵단다.
누구도 부러울 것없이 포만감이 가득하고 방파제 등대앞에 더위나 식혀갈 생각으로 산책에 나서고 남도횟집 쥔장 동생 손에 들려온 맥주 몇병에 오고가는 사연도 정황하게 밤은 깊어만 간다.

다음날 서둘러 강진청자문화제 현장을 찾았다 어느해 와 사뭇다르게 볼거리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생긴듯하다.
청자문화제 행사입구 주렁 주렁 매달려있는 표주박이며 수세미 그리고 호박들 시원한 터널을 지나고 우측 공연장에서는 공연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음악에따라 춤추는 분수대 언젠가 서울 예술에 전당에 있던 춤추는 분수대와는 분위기가 다르지만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아예 분수속에서 피서하듯 분수의 움직임따라 어우러진다.
도예문화원 앞에 만들어진 상설물레체험장 삼삼오오 가족단위를 이루어 오전부터 문전 성시이다.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에 바쁜 일정 탓에 포기 하였지만 아쉬움이 내내 몰려온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다 도자기숫불소성체험도 욕심나고 옛날 선인들이 빛어낸 그대로 한번 나도 따라 하고픈 생각은 골뚝이나 천리길을 다시 돌아가야하는 일정에 발길 옮긴다.
강진의 모습을 본떠 만든 테마꽃밭과 자연학습장이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다양한 야생화와 약초, 허브 등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었으며 강진만을 형상화한 곳에는 15종의 수생식물이 분포해 있었다. 

발길 옮기면서 우리 일행은  “온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갖가지 체험프로그램이 풍성한 것이 청자문화제의 강점이아니 겠는가" 라며 “여기에 볼거리 또한 많아 최우수축제로서 손색이 없다”라는 생각을 하였다. 
더 머물고 싶은 욕심이 가득가득자리 하였으나 내일 아침 나는 회색빛 서울도심에 월요체증에 편승되어 출근을 서두러야 한다.

이렇게 1박2일의 꿈같은 일정을 뒤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강진만을 뒤로하며 아쉬운 여정을 기약하며 서울로 돌아 왔다.
조금 아쉬운 것은 먼길 순수 운전하지 않아도 목포공항이나 목포역 인근 교통수단과 잘 연계된 셔틀버스편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가슴 한켵에 잔재된다.
아름다운 남도의 천년의혼 가슴에 묻고 나는 이제 일상으로 다시 돌아와 버린 것이다.

천년의 혼 그대로 영원한 최우수축제로 남길 기대하여 본다.

출처 : 대광산김씨일가모임
글쓴이 : 너른마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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