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도 구별 힘든 '짝퉁'의 실력

2006. 10. 31. 17:46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2004-02-02


'며느리도 몰라!'

일명 '짝퉁'으로 불리는 가짜 명품이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해당 브랜드
전문가조차 진위 여부를 구별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관련업계 및 기관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짝퉁시장은 날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은 최근 '에트로(Etro), 버버리(Burberry) 진품.가짜 비교전시회'를 열었다. 핸드백, 지갑, 스카프 등 다양한 진짜와 가짜 상품이 나란히 전시됐는데, 관람객은 물론 명품브랜드 관계자들조차 "정말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행사에 동원된 짝퉁은 해당 브랜드가 시장에서 구입한 물건. 서울 명동, 이태원, 동대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짜 상품이다. 하지만 워낙 교묘하게 위조돼 가짜임을 알리는 '假' 표찰이 없으면 진짜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다.

에트로 한 관계자는 "우리 제품은 워낙 눈에 익어 가짜를 구별할 수 있겠지만 버버리는 진짜와 가짜의 차이가 잘 보이지 않는다"며 "유별난 국내의 명품 선호 추세가 이처럼 정교한 가짜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사도 구별 힘든 '짝퉁'의 실력

명품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등장한 짝퉁은 디자인은 물론 소재까지도 진짜와 동일한 것을 사용, 유통망이 다르다는 것을 빼면 진짜와 품질까지 비슷하다"라며 "가짜 중에도 '메이드 인 코리아'가 가장 정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진짜 같은 가짜'가 속출하면서 본사조차 제품의 진위 여부를 구별 못하는
어이없는 일도 빈발하고 있다.

최근 홈쇼핑업계에서 '가짜 명품 선글라스' 사건이 발생했을 때 검찰은 수거한 제품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조사하기 위해 본사에 제품을 보냈다. 본사의 대답은 '노 코멘트'. 이 사건에 연루됐던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본사를 포함, 누구도 해당 제품이 가짜라는 명확한 판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짝퉁들

한편 가짜 명품시장은 계속되는 단속의 손길에도 불구하고 날로 취급 브랜드와 품목을 다양화하면서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핸드백, 지갑 등에 머물렀던 제품군이 신발, 넥타이, 스카프는 물론 의류로까지 확대됐다. C, L 등 단골로 카피하던 브랜드는 물론 H, G, S 등 웬만한 명품 브랜드는 대부분 가짜로 나왔다. 판매 또한 일부 지역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것과 달리 공공연해졌다.

명품업계 한 관계자는 "진짜를 사러 오는 고객 중에도 가짜를 착용한 채 매장에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가짜 명품은 엄연히 '불법'의 결과물인데,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