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 1. 18:45ㆍ내고향강진의 향기
대구면 저두리(猪頭里)는 풍수지리상 마을의 모습이 돼지 머리부분에 해당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민들은 순우리말로 ‘돈머리’이란 이름에도 익숙하다.
저두리는 상저, 중저, 하저 등 3개 마을로 이뤄져 있다. 이중 상저와 중저마을은 ‘웃돈머리’로 불려왔고 하저마을은 두 마을보다 상대적으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단 의미를 담아 ‘아랫돈머리’로 일컬어져왔다.
저두리의 유래가 돼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곳곳에 이와 관련된 지명을 간직하고 있다. 먼저 중저마을에서 바닷가로 나가는 길목에 나지막한 야산이 있다. 한때 마을 서당이 운영됐기 때문에 일명 ‘서당산’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청주김씨 선산인 이곳이 바로 풍수지리상 돼지머리 부위에 해당한다. 저두리는 서당산에서 유래됐다고 할 수 있다.
또 현재 칠량면에서 저두리로 넘어오는 국도 23호선 부근은 일명 ‘힘목재’다. 나지막한 고개가 돼지목에 해당되고 이곳의 기운을 받아 저두리에서 장사가 많이 배출된다는 속설을 담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힘목재를 잘라 도로가 개설되면서 저두리에서 배출되던 장사가 끊어졌다고 전해진다.
이밖에 돼지의 끝부분에 위치한 고개라는 의미를 담은 돈갓재라는 지명도 남아있다.
하저마을은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에 바다에서의 풍어와 마을의 안녕을 비는 갯제를 지낸다. 이때 빠지지 않는 제물이 바로 돼지머리다.
돼지의 기운을 간직한 마을답게 저두리 주민들의 새해를 맞는 의미는 각별하다. 특히 600년만에 돌아온다는 황금돼지해라니 더욱 가슴을 설렐 수 밖에 없다. 주민들에게 ‘올해가 진짜 황금돼지해가 맞느냐’하는 논란은 무의미하다. 여느 돼지해보다 의미 깊은 새해에 마을에 좋은 일만 생기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올해 저두리에서는 획기적인 변화의 바람이 일 전망이다.
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사업은 가우도 출렁다리 건설계획이다. 도암 망호리~가우도~대구 저두리를 연결하는 길이 1천미터, 폭 3미터에 달하는 출렁다리의 건설이 지난해 확정됐으며 총 사업비 425억원이 투입되는 공사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다리가 완공되면 저두리 일대는 거대한 관광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상저마을에 폐교로 방치돼 있던 저두분교는 강진도예학교로 변신한다. 군은 저두분교에 숙소와 전시실 2동을 신축하고 교실 리모델링 작업을 마친 후 강진도예학교을 운영할 계획이다.
총 1억5천만원을 들여 저두분교를 매입한 후 교실 3동을 리모델링하고 상수도시설 정비와 기자재구입 등 총 6억4천만원의 사업비로 올해까지 사업을 진행한다. 완공된 강진도예학교는 국내의 유명 도예작가들이 참여해 작품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관광객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계절별 도예학교로 운영된다.
지난 2005년 6월 저두리에서 발견된 해수온천 개발도 주민들의 관심사다.
광업진흥공사의 분석결과 저두리 해수온천은 유명 온천단지인 부곡, 온양, 도곡온천보다 나트륨, 염소, 칼슘 등 성분 함량이 풍부하고 특히 신경통에 효과가 높은 리튬과 스트론튬 성분이 5~10배 이상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전국의 대형 개발업체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곳은 온천 및 리조트호텔 등 대규모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기대 또한 크다.
지난해 하저마을에서 개장한 어촌체험마을도 올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청정해역 강진만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어촌체험마을은 총 5억원을 들여 소공원, 갯벌체험장, 야영장, 주차장, 파고라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놓았다.
주민들은 마을의 특산품인 ‘저두 바지락’ 등 각종 조개류를 직접 캐는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2천만원 어치의 종패를 갯벌체험장에 뿌려놓는 등 도시체험객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또 현재 3개소가 운영되고 있는 마을 민박도 올해 10개소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저마을에서 만난 주민 이귀순(65)씨는 “올해 마을을 중심으로 각종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돼지해를 맞는 주민들의 기대도 크다”며 “외지에서 마을의 주택, 땅을 구입하겠단 문의도 부쩍 많아져 땅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설명처럼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저두리 일대의 토지를 구입하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매물조차 나오지 않는 상태다. 평당 5만원대의 땅값이 최근 배 가까이 상승한 것도 올해 저두리에 불어올 변화의 바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하저마을 황종열(58)이장은 “올해가 황금돼지해라고 하니 마을에 좋은 일이 많이 있지 않겠냐”며 “우리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화합과 소원 성취를 모두 이루는 황금돼지해가 되길 기원한다”고 희망했다.
박스-돼지에 얽힌 지명
대구면 저두리가 돼지에 얽힌 다양한 지명을 간직하고 있듯이 관내 곳곳에서도 돼지에 관련된 지명들을 찾을 수 있다. 각 지명은 돼지의 형상을 닮은 데서 불리게 된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돼지머리와 관련된 지명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마량면 하분마을 남쪽 선창가에 있는 돼지머리처럼 생긴 산이 저두산이며 마량면 원포마을에도 돼지머리를 닮았다는 돈머리라는 지명이 전해진다. 또 성전면 신풍마을 동쪽 들녘에는 돈머리라는 지명과 함께 그 인근을 일컫는 저두들, 저두들에 물을 대기 위한 보인 저두리보 등을 간직하고 있다.
칠량면 아산마을 북쪽에 위치한 비저산은 살찐 돼지를 닮은 모습에서 지어진 이름이며 칠량면 현천마을에는 멧돼지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부른 멧돼지산이 있다. 또한 군동면 화방마을에는 풍수지리상 돼지목에 해당한다고 전해지는 돈고개재(猪項峙)와 돈밭들(猪田坪)이란 지명이 있다.
여기에 옴천면 계원마을의 돼지등과 작천면 용정마을 돼지샘도 돼지에 얽힌 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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