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파마산… 유럽 지명 딴 제품명 못 쓴다고?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에서 지리적 표시제(geographical index)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리적 표시제란 프랑스 상파뉴 지방산 스파클링인 ‘샴페인’, 프랑스 코냐크 지방에서 생산된 포도주로 만든 ‘코냑’처럼 지명(地名)과 연계된 상품 이름을 지적 재산권으로 보호하는 제도다. FTA 협상 둘째날인 16일 EU측은 한국측이 그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수준의 지리적 표시제를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측은 EU가 그동안 다른 나라와의 FTA와 비슷하게 포도주·증류주(위스키)에 대해서만 지리적 표시제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EU는 한발 더 나가 햄·소시지·치즈 등 일반 농산물에 대해서까지 지리적 표시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EU측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비엔나(소시지), 프랑크(소시지), 파마산(치즈), 체다(치즈) 같은 지역 명칭을 제품 이름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물론 우리도 보성(녹차)이나 순창(고추장)과 같은 명칭에 대해 지리적 표시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나 수준 자체가 EU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유럽은 육가공·유가공 산업이 발달해 있어 치즈 155개, 육가공 제품 84개가 지리적 표시제로 보호받고 있다. 한국육가공협회 최진성 부장은 “프랑크 소시지, 비엔나 소시지 등 80여개 육가공 제품이 지명을 상표로 쓰고 있다”며 “지리적 표시제가 도입된다면 상표 이름을 바꿔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2007-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