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같은 손길

2008. 1. 30. 08:34살며 생각하며...

 

봄날 같은 손길

달리는 차창 밖으로는
함부로 웃음을 건네지 못하는 억새꽃의
몸부림이 처량하다

갈래 터진 머리를 풀었거나
간혹 메마른 손을 비벼대며
물기 젖은 바람을 불러 세워 푸념이다

청청한 물이끼 사라진 작은 샛강은
회색 하늘을 담근 채,
구멍 난 낙엽의 등을 밀어
이별을 손 흔들어 주고,

무루한 섣달의 눈발이 세상의 아픔을
촘촘히 덮어주는 사이
억새의 웃음은 어느새,
봄을 마중하는 하얀 편지를 쓴다

- 박종영, '이별달래기' 전문 -

추위에 더 추워하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사랑 한 줌이라도 나누어주는
봄날 같은 손길이 필요함을 절감합니다.
눈 내려 겨울의 삭막함을 하얗게 덮듯.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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