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관광 할아버지

2008. 3. 27. 09:17살며 생각하며...

 

개성관광 할아버지

"저기, 나 개성관광 안내책자 있으면 하나 줬음 하는데..."
목소리의 주인공은 허름한 옷차림의 할아버지였습니다.

안내장을 보여드리며 열심히 설명을 해드렸습니다.
"아...고마워요."
할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저는 또 밀린 업무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퇴근 10분 전, 그 할아버지가 또 오셨습니다.

"제가 개성관광 예약 도와 드릴까요?" 여쭙자
할아버지는 낮에 상담했던 내용을 다시 부탁하셨습니다.
다시 처음부터 설명을 해 드리고 시간을 보니
퇴근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할아버지는 매일 점심, 저녁으로 찾아오셨습니다.
첫날 드린 안내책자는 손때를 타 너덜너덜 헤져있었습니다.
"내 고향이 개성인데 내 부모형제들 생사가 너무 궁금해.
글도 모르고, 그저 빈병이나 헌신문지 모아 팔아 용돈벌이 하는데
죽기 전에 개성 한번 보는 게 소원이야."

금강산 관광이 육로로도 열리고 이어 개성관광까지 할 수 있다는
뉴스를 보시고 얼마나 가슴 설레셨을까요.
상담과 안내책자로라도 만족을 느끼시려는 할아버지의
고향과 가족을 잃은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았습니다.

내일은 차 한 잔과 심심할 때 드시라고 생과자라도 드려야겠습니다.

- 강나리 님, '개성관광 할아버지'에서 -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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