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있는 분량만 머금어서 아름다운 자연
2008. 7. 24. 11:16ㆍ살며 생각하며...
감당할 수 있는 분량만 머금어서 아름다운 자연
화분에 물주다 보면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는걸 보니
완연한 여름인가 보다.
거실, 긴 의자 협탁에 아스파라거스 화분을 옮겨 놓으면
오늘 집안일은 끝이다.
이것도 노동이라고 쭉 들이켠 냉수 한 잔이 이리도 시원할까?
늘어지는 육신을 긴 의자에 맡긴다.
금방 천정에 닿아 버릴 듯 자란 벤자민과 키 자랑하는 율마와
오차각 옆에 토라진 트리얀, 축 늘어져있다.
내 울안에 두었으니 보살피고 사랑해야 할 내 가족들이다.
사랑받은 만큼 집안가득 채워놓을 음이온을 생각하면
내 땀방울은 보은에 불과하다.
한껏 음이온을 마실 요량으로 심호흡을 해본다.
내뿜는 숨결에 아스파라거스가 하늘거린다.
잎에 이슬처럼 맺힌 작은 물방울들.
수정과 진주, 어떠한 보석이 저만큼 아름다울까?
신만이 내릴 수 있는 아름다운 선물이다.
저 필요하고 저 분수에 맞는 크기로
감당할 수 있는 분량만 머금어서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
나 자신을 되돌아본다.
- 각설이 님, '아스파라거스' 에서 -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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