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가 있어야

2008. 8. 7. 09:04살며 생각하며...

 

거리가 있어야


건물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잰 걸음으로 식당으로 향한다.
짧은 점심시간,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여유를 얻기 위함이다.
어제도 그런 하루였다.
밥을 먹고 느긋해진 걸음으로 나오니 시간이 조금 남았다.
맞은 편 건물 커피숍으로 들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꽃피울 때
좀 전 밥을 먹고 나왔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빵집, 도넛 가게, 김치찌개 집, 창문열린 사무실 등...

'거리를 두어야 보이는 것이 있구나.'
그곳을 매일같이 누비면서도 내 몸과 시야가 갇혀 있었나보다.
그래서일까, 가끔 떠나고 싶은 것은.
여행이 가까이 있어 볼 수 없던 것을 보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거리를 빠져나가 숲으로 가고 싶은지도 모른다.

- 박성실 님, '거리가 있어야'에서 -

가까이 있어서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지요.
때로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사물이나 사람의 진가가 보이기도 합니다.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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