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가 스크린 속으로>

2005. 10. 28. 12:10너른마당 취재수첩

<그라운드가 스크린 속으로>
  2005-10-25 09:25:25 입력
축구 소재 영화 '골!', '레알' 11월 개봉
  
   베컴과 호나우도, 지단과 라울, 오웬에서 영국의 노장 엘런 쉬어러까지 그라운드의 축구 스타들이 '전업' 선언을 했다(?).

   국내외 프로리그의 연일 계속되는 빅게임에 환호를 내지르고 있는 축구 팬들에게 또 다른 즐길 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경기장의 열기를 스크린을 통해 느낄 기회가 생긴 것. 축구 영화 '골!'과 '레알'이 다음달 4일과 23일 잇따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스포츠 만큼 감동적인 드라마는 없는 것. 이들 영화는 운동장의 열기에서부터 운동장 밖 감동 스토리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축구는 항상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 극장가에서 선보인 축구 영화로는 '슈팅 라이크 베컴'이나 '소림 축구', '보리울의 여름' 등을 찾아볼 수 있지만 이들 두 영화처럼 본격적으로 축구가 영화의 중심에 들어서 있지는 않았다.

   '골!'은 축구 선수가 되려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레알'은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구단에 보내진 팬들의 사연을 화면에 담고 있으며 각각은 메이저 영화사 브에나비스타와 레알 마드리드 구단이 제작에 참여했다.

  
   ▲골! = 멕시코 출신 미국 이민자 집안의 가난한 소년이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에서 성공을 거두는 과정을 담은 영화로 제목 '골'(Goal)은 점수를 뜻하는 축구의 '골'이면서 동시에 축구 선수가 되려는 주인공의 '목표'라는 의미도 갖는다.

   10대 소년 산티아고 뮤네즈(쿠노 베커)의 꿈은 유명한 축구 스타가 되는 것. 하지만 꿈을 이루는 데 제일 먼저 생긴 고비는 가난한 집안 형편이다. 낡은 축구공 하나로 꿈을 키우는 그에게 제대로 된 축구선수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멀고 이뤄지기 힘든 그런 목표다.

   그러던 그를 발견한 사람은 영국의 스카우터 포이(스테판 딜레인)다. 뮤네즈의 재능을 알아본 그는 영국으로 찾아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고, 이때부터 뮤네즈에게 영국행 경비를 마련하기위한 힘든 날들이 시작된다.

   드디어 축구의 '성지'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 구장에 선 그는 아쉽게도 테스트에서 탈락하지만 프리미어리거가 되려는 꿈을 접지 않는다.

   영화는 목표를 찾아 끊임없이 노력하는 주인공의 감동적인 스토리와 축구 경기의 역동성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며 전개된다.

   감독은 '저지 드레드'나 TV 시리즈 'CSI 과학수사대'를 연출했던 대니 캐논 감독. 프로 선수 출신 앤디 안사를 축구 컨설턴트로 고용했으며 뉴캐슬팀과 FIFA의 적극적인 협조로 실제 경기를 담는 등 현장감과 다이내믹한 액션을 강조했으며 이는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프리미어 리그의 경기 장면에서 최고조를 이룬다.

   여기에 데이비드 데컴과 지네딘 지단 그리고 라울 곤살레스, 그리고 영국팀의 백전노장이며 뉴캐슬팀의 주장인 앨런 쉬어러 등 실제 선수들의 깜짝 출연도 놓쳐서는 안될 '보너스'다.

   국내 개봉 규모는 60~70개 스크린. 내년 미국 개봉에 앞서 한국은 축구에 대한 열의가 높은 영국과 함께 첫 개봉지로 결정됐다.

   제작사는 앞으로 주인공 뮤네즈가 레알 마드리드 팀을 거쳐 월드컵 대표선수로 뛰는 총 3부작의 속편을 만들 계획이다.

  
   ▲레알 = 스페인 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의 레알(Real)이 뜻하는 것은 왕실의 관용격인 'Royal'이다. 국왕으로부터 왕관의 문장 사용을 허락받은 유일한 팀인 것.

   데이비드 베컴에서부터 지네딘 지단, 브라질의 호나우도, 라울 곤잘레스 등 정상급의 스타들이 모여있는 것은 최고만을 식구로 받아들이는 이 팀의 핵심 정책이다.

   영화는 이 구단이 직접 기획한 축구와 레알마드리드에 대한 영화다. 다섯 도시에서 온 다섯 편지를 통해 만들어진 다섯가지 에피소드는 각각 레알 마드리드를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각각은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 스페인의 마드리드, 세네갈,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 등에서 촬영됐다.

   도쿄의 코지는 오직 베컴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자친구 때문에 속상해하다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변신을 시도하고 부상당한 뉴욕의 여자 축구 선수 매건은 지단에게서 용기를 얻어 재기를 꿈꾼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세네갈의 8세 아키아는 아버지의 반대가 두렵고 카라카스의 맥시는 축구와 관련된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된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마드리드에서 마틴은 세상과 벽을 쌓은 할머니의 마음을 축구 경기의 티켓으로 두드린다.

   영화는 다섯 도시의 에피소드와 레알 마드리드의 실제 경기 모습, 스타 플레이어들의 경기장 밖 모습을 모자이크처럼 엮어내며 전개된다.

   감독은 스페인의 신예 보르하 만소. "서로 다른 문화와 종교, 삶의 배경을 가졌지만 다양한 곳의 사람들이 레알 마드리드에 대해 공유하는 열정을 발견하는 것은 짜릿한 일"이라고 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서중 기자(ipc00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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