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프지 않게 안아 주소서

2006. 3. 2. 02:07너른마당 취재수첩

 
      나 아프지 않게 안아 주소서 글/ 이 문 주 내린 비로 나 아프지 않게 하소서 여린 마음 다치기는 싫습니다 당신이 뿌린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는 나의 삶 고운 새싹으로 자라 날 수 있게 부드럽게 대해 주소서 살며시 당신이 내리고 따사로운 햇살이 내 몸을 감싸 안으면 나는 당신이 좋아할 사랑이 되겠습니다 신음소리 멈춘 밤 빛을 내는 가로등 불빛아래 웅크리고 숨 쉬던 날 당신이 날 찾아 주셨기에 숱한 날 스치는 바람으로 소리 내던 울음은 그치고 싶습니다 푸른 빛 잃은 채 겨울을 서성이든 내 모습이 조금은 처량하고 애달퍼 보이지만 내가 받은 만큼 돌려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은 남아 있답니다 다시는 누군가에게 돌아서는 뒷 모습은 보이기 싫어 그림자 없는 밤을 좋아했지만 당신이 오셨기에 당신위한 꽃 한 송이 피우고 싶어 밝은 세상으로 나아갈까 합니다 세월이 훔쳐간 시간에서 짖밟혀 부서진 낙엽으로 살았기에 이제는 누군가에게 끌려 다닐 인생은 살지 않겠습니다 흔적만 있고 추억은 없는 그런 삶은 싫습니다 비 바람에 엉기고 성기더라도 가지마다 뿌리내리는 덩쿨풀로 살아 한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는 안아주는 사랑이 되고 싶습니다 세상 어느 곳에 뿌리 내려도 나의 삶은 변하지 않겠지만 스치고 지나가면 흔적 없는 바람처럼 가슴에 담아 둘 추억 없는 당신은 아니었으면 합니다 얼어 있는 나의 삶을 녹여 줄 수 있는 비로 오신 당신 새로운 삶을 살아 보렵니다 아프지 않게 안아 주신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