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하나뿐인 카네이션
2010. 5. 20. 09:14ㆍ살며 생각하며...
세상에 하나뿐인 카네이션
밤샘작업 하던 아들이 하얀 종이 한 장을 내민다.
빈손인걸 알기에 섭섭함보다.
뭔가를 준비했구나 하는 마음씀씀이가 고마웠다.
코끝이 시큰해지는 마음을 돌리며 남편식사부터 챙기느라
침대위에 올려놓고 주방으로 나왔다.
욕실을 나온 남편이 볼 수 있도록 하려는 내심도 있었다.
남편은 주방으로 오더니 입가에 미소를 띠우며
"침대위에 카네이션 있어. 가서 봐." 그런다.
그림으로,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수밖에 없는
가난한 예술가를 지망하는 아들.
자식이 사회적으로 안정된 직장을 구해 남들처럼
편안하게 살아줬으면 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접고
아들의 마음 하나라도 감사히 받고 싶은 남편의 뒷모습에
자꾸 눈에 이슬이 맺힌다.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제가 가는 길에 안착해서
부모님께 맛있는 것을 사드리고 싶다는 편지말미의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라는 글귀에 이르러
나는 그만 목이 멘다.
아들이 손수 그린 세상에 하나뿐인 카네이션.
감동의 선물에 감격해하는 엄마를 보며
아들의 마음도 많이 편했으면 좋겠다.
- 함은수 님, '세상에 하나뿐인 카네이션' 중에서 -
행복하시고
좋은연휴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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