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2010. 6. 24. 13:39ㆍ살며 생각하며...
위로
퇴근길, 몸이 무거웠다.
반복되는 일상의 무기력 때문이었던 것 같다.
만원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살랑, 바람이 불었고 그 바람에 옆에 섰던 가로수에서
잎이 하나 떨어졌다.
고개를 젖혀 올려다 본 나무는 상냥한 미소를 건네듯 잎을 흔들었다.
매일같이 출퇴근길을 지켜보던 플라타나스였다.
나도 모르게 나무에 손을 대었다. 그 때였다.
어떤 에너지가 꽉 차오며 나무의 소리가 내 가슴에 전달되었다.
'괜찮아, 힘내'
내 내면의 소리였는지 나무가 준 마음이었는지 가늠할 길은 없지만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따듯한 위로를 받았을 뿐이다.
육아휴직으로부터 복귀한 회사 책상머리에 앉아
새삼 그 나무가 생각나는 것은 아파 우는 아이를 떼어 놓고 출근해
먹먹해진 바쁜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날의 일을 생각하며 밀림에 산다는 어느 원주민이야기를 떠올린다.
너무 지치면 그 부족의 사람들은 밀림 한가운데로 들어가
나무에 기대 그 에너지를 받으며 회복을 한다는 이야기다.
자연의 위대함은 어쩌면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소통하고 더불어 살아갈 때 더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박성실 님, '위로' 중에서 -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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