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행복

2010. 8. 19. 08:57살며 생각하며...

 

 

 

엄마의 행복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지원이는 노래가 나오는 내 입을 보고
뭔가 기대하는 내 눈빛과 눈을 맞추며

'한 집에 있어'
팔을 자연스럽게 들어 얼쑤! 하듯 어깨와 팔을 흔든다.

'아빠 곰, 엄마 곰'
더욱 눈을 빛내고

'애기 곰'
일어나도록 도와주면, 엉거주춤 일어나 무릎을 한 번,
두 번 위태롭게 굽혔다 폈다.

'아빠 곰은 뚱뚱해'
기저귀 옆으로 나와 있는
통통한 엉덩이를 좌로 우로 위로 아래로

'엄마 곰은 날씬해'
한결 격렬해진 엉덩이와 무릎 구부림.

'애기 곰은 너무 귀여워'
팔까지 흔들고

'으쓱 으쓱 잘한다'
어깨까지 올리려니 결국 주저앉는다.
그리고는 '어, 어' 하면서 까르르 웃고 또 하잔다.
이것이 요즘 지원이와 우리 부부의 소리이다.

아침 일찍 회사 갈 준비를 하고,
애를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이양하고,
회사에 와서 일하고, 엄마네로 퇴근해서
아이를 찾고 집에 와서 씻기고,
조금 놀아준 뒤 재우기를 반복하는 생활.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몹시 피로하다.
내 능력이 부족한 것에 대한 자괴감에 반복적으로 빠져든다.
그러다 한 번 더 생각하면 이것이 삶이구나,
내가 살아 있구나 하고 느낀다.

- 박성실 님, '엉덩이 춤' 중에서 -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살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맨발의 황톳길  (0) 2010.08.27
인쇄공장건물이 예술공장이 되다  (0) 2010.08.20
그때... 오른 산  (0) 2010.08.18
마음은 어디에 있습니까  (0) 2010.08.17
내가 하는 일이 나를 말해준다  (0) 2010.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