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이 낮은 것은 어느 국가의 정부든 자랑할 만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실업률이 낮다고 반드시 좋은 일일까?
싱가포르는 2011년부터 2.0% 이하의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싱가포르 노동부(Ministry of Manpower) 집계에 따르면 2013년 3/4분기는 1.8%의 실업률로 거의 완전고용 수준이다. 그러나 현지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런 발표를 접하면 부럽다 못해 화가 난다.
투자기업의 경우 현지인 채용이 매우 어렵다. 면접하기로 한 당일 다른 곳에 취업이 됐다고 달랑 문자 하나가 온다. 직원들에게 교육적 차원에서 쓴 소리 몇 마디 하면 바로 사직서가 날아 오기도 한다. 실업률이 낮다보니 어디를 가든 쉽게 취업이 되고 여파로 애사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럼 외국인을 채용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쿼터제도를 두어 자국민을 고용해야만 외국인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것도 업종별, 국적별로 조목조목 정리가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외식업종은 필리핀 사람 한 명을 쓰려면 싱가포르인 다섯 명을 고용해야 하고 중국인을 한 명 쓰려면 싱가포르인을 무려 아홉 명 고용해야 하는 식이다. 파트타임 직원의 경우도 채용 가능한 출신학교를 명시해 놓고 그 외의 학교 학생들은 원칙적으로 고용해서는 안 된다.
이렇다 보니 현지 노동법 규정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인력 부족현상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 같지는 않지만 다양한 각도로 임시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한국에 본사가 있는 현지 진출기업의 경우 산업연수생비자 같은 Training Work Permit (TWP)을 활용하거나 인턴직원 고용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