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은 해야제
2015. 4. 30. 09:09ㆍ살며 생각하며...
밥값은 해야제
문득 시어머님의 오지랖에 있는 물건에 눈이 갔다.
그건 며칠 전부터 버리려고 작정했던,
황토로 만든 연탄아궁이 뚜껑이었다.
중간에 금이 가서 쩍 갈라지기 직전이었고,
아궁이를 덮고 열 때 거는 고리마저 겨우 붙어있어
당장 버려도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시멘트 부뚜막에 웅크리고 앉아서
금이 간 양쪽을 철사로 옭아매시는 중이었다.
달랑거리는 고리도 실한 철사로 바꾸셨다.
수리된 뚜껑은 새것처럼 보였다. 그리고는 혼잣말처럼 하셨다.
“밥값은 해야제.”
- 이동순, 수필 '밥값은 해야제' 중에서 -
책임을 맡기기엔 아직 여려도
그 짐을 감당해야하는 신혼의 며느리에게 몸소 보여주신
투병중인 어머님의 가르침이랍니다.
훈계의 말씀이 아닌, 행동의 모범에서
어른노릇의 지혜를 읽습니다.
사람이 눈을 떴으면 눈뜬 값을 해야 하고,
밥을 먹었으면 밥값을 해야 한다는 말씀은
살아가는데 주요한 지침서가 되었을 겁니다.
행복하시고
멋지게 연휴를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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