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권영 신임 방송학회장

2005. 12. 6. 19:45나의 취재수첩

<인터뷰> 이권영 신임 방송학회장
"네트워크 중심 아닌 콘텐츠 중심 정책 펴야"
  2005-12-06 09:09:03 입력
"오늘날 방송계가 처해있는  어려움을  타개하고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려면 더이상 네트워크 중심이 아닌 콘텐츠 진흥 위주의  정책을 펴야 합니다. 고속도로는 뚫어놓았는데 그 위에는 외국차만 다닌다면 그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1년간 한국방송학회장으로 활동할 이권영(李權寧) 광주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향후 방송학회 운영방침과 쟁점이 되고 있는 방송계 주요 이슈에 대한 견해를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이 회장은 특히 지상파TV 낮방송 허용과 IPTV(인터넷프로토콜방송), 주문자  맞춤형 세미나 등 이해당사자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해법이 도출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지상파TV 낮방송 허용의 경우 방송사들이 낮방송을 실시할 충분한 준비가 돼있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위원회가 갑작스럽게 낮방송 허용을 결정하다 보니  콘텐츠가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은 상태에서 네트워크만 구축해놓은 모양새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 만족스러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상파TV 낮방송 허용과 같은 중요한 문제를 결정할 때는 충분한 기획 및  검토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상파TV 낮방송을 논의할 때 항상 제기되는 것이 매체간 균형발전의 문제인데 케이블ㆍ위성방송 PP(프로그램 제공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방송의 경쟁력이 제고되려면 무엇보다 PP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합니다. PP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프로그램이 좋아지고 이는 곧 시청자 복지 향상과  국가경쟁력 강화로 이어집니다. 더이상 네트워크 위주가 아닌 콘텐츠 진흥 위주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 PP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 회장은 PP 지원의 핵심은 공정거래 원칙을 수립하는 데 있으며 앞으로  방송학회가 이같은 정책방향을 이끌기 위한 여론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방송ㆍ통신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IPTV 문제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IPTV가 방송이냐 통신이냐 하는 이분법적으로 문제에 접근해서는 답이 나올 수 없습니다. 전체 국민의 입장에서, 그리고 수용자 복지 차원에서 어느 쪽이 더  유리한가를 생각하면 생각보다 쉽게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일자리 창출도 중요합니다. 일터가 많이 마련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는 IPTV 등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방송이나 통신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법이나 제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관련법이나 제도정비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이 회장은 최근 양산되고 있는 '주문자 맞춤형 세미나'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재임 기간 방송학회는 주문자의 구미에 맞춘 세미나는 일체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우리가 먼저 주제를 정하고 그에 호응하는 기업이 있으면 후원을 받는 방식으로 주요 쟁점과 관련한 세미나나 토론회를 꾸려나갈 방침입니다.  발제자나  토론자 선정에 있어서도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는 향후 방송학회 운영기조로 ▲방송학 정체성 확립 ▲실무교육 강화를  통한 학생들의 장래비전 제시 ▲학회의 사회적 책임과 봉사활동 강화 등을 꼽았다.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한 이 회장은 1970~80년대 CBS 아나운서와 프로듀서,  KBS 프로듀서로 근무하다가 1986년 고려대에서 신문방송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1987년부터 광주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언론학회 이사와 한국방송학회 감사, 방송위 지역방송자문위원,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심의위원 등도 지냈다.
2005-12-06 09:09:12 수정 김서중 기자(ipc00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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