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황교수 줄기세포 공방 막내리나

2005. 12. 5. 21:30나의 취재수첩

PD수첩-황교수 줄기세포 공방 막내리나
  2005-12-05 10:17:43 입력
MBC 9시 뉴스에서 대국민 사과방송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논란을 불러 일으킨 MBC PD수첩 취재팀이 제보자라고 밝혔던 연구원들이 '강압과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을 전재로 취재에 응했다'고 밝혀 취재 방식에 대한 윤리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4일 밤 MBC 9시뉴스 시작 전에 MBC 측이 준비한 사과 리포트가 방송되고 있다./황광모/문화/과학/ 2005.12.4
배아줄기세포의 진위를 둘러싸고 PD수첩과 황우석 교수팀의 극한대결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 기미를 보이고 있다.

    당초 4일 기자회견을 갖고 PD수첩측의 의혹 제기를 반박하려던 황 교수팀이  회견을 연기한데다, PD수첩의 비윤리적 취재 행태에 대해 MBC가 뉴스데스크를 통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방송을 유보키로 했다.

    감정싸움의 양상으로까지 번지던 양측의 공방은 특히 MBC가 "이제 과학계가  나서 남아있는 의혹을 해소해 줄 것"을 정식 요청함에 따라 그간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MBC가 6일 밤 강행키로 했던 PD수첩 '2탄' 방송 유보에서 더  나아가 그대로 방송을 포기하고 접을 경우 온 국민을 혼란과 당혹으로 몰아넣으면서 파국으로 치달았던 PD수첩과 황교수팀의 공방은 막을 내리게 된다.

    양측은 그동안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내놓기보다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꼬투리를 잡기식'의 대응을 보임으로써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실망시켰던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계속되는 배아줄기세포의 진위논란에 저명 국제 과학  저널들은 국내 연구팀이 투고한 논문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거나  연구에  참여한 외국의 연구팀이 공동저자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표현하는 등 또다른 피해가  속출하는 형국이었다.

    ◇ PD수첩 방송 유보-황 교수팀 기자회견 취소 = PD수첩은 2탄 방송 계획을  일단 보류시켰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방송시기 자체가 불투명한 형편이다.  MBC주변에서는 이제 방송하기 힘든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취재과정에서 취재원으로부터 비정상적으로 취득한 정보를 갖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을 강행할 시청자들에게 '먹혀들지도' 않는 등 실익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PD수첩측은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2탄' 방송의지를 확고히 했지만 YTN을  통해 미국 피츠버그대에 있는 황 교수팀의 K, P연구원의 인터뷰 내용이 나가고 난 뒤  자세를 바꿨다. PD수첩 제작진은 무리한 취재과정을 거친 것을 MBC경영진에  실토하고 난 다음, 방송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황 교수팀도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을 통해 4일  열려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황 교수팀은 이 자리에서 PD수첩의 의혹제기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모든  의혹을 밝힐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을 전격 연기하기 전 황 교수팀은 제3의 기관에서 연기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이것이 MBC의 사과방송과 특별한 연관이 있는지 관심을 모은다.

    ◇그래도 남아있는 의혹은 풀어야 = PD수첩이 일단 한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황 교수팀에 제기된 의혹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그래서 MBC도 이제 과학계가 나서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어떻든 간에 황 교수팀과 PD수첩이 쌍방 합의아래 황 교수팀이 건네준 배아줄기세포주 5개 등 시료에 대해 DNA검사를 실시한 결과, 문제의  '2번  배아줄기세포'의 경우 2005년 5월 사이언스 연구논문에 실린 환자 체세포 DNA와 비교했을 때 '불일치' 판정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황 교수팀이야 DNA검증과정과 분석결과의 신뢰성이 의문을 제기하며  재검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지만, 불일치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해명이 있어야 황 교수팀도 완전한 명예회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것이 황 교수팀이 국내외적으로 자신들의 명성과 위신을 지킬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DNA검사의 신뢰도를 문제삼아 정말 재검사에 응할 수 없다면 사이언스 연구논문과 똑같은 방법으로 다시 한번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해  보이는  것도 의문을 해소하는 한가지 대안으로 꼽힌다.

    과학계 인사들은 과학연구의 핵심은 '재연성', 다시 말해 똑같은 기술이나 연구방법을 사용해 똑같은 실험결과를 얻어내는데 있다며, 황 교수팀이  자신들이  만든 배아줄기세포에 대해 재연성을 증명해 보여준다면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서중 기자(ipc00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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