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천국 중국에서 복제품 단속 시작

2006. 8. 20. 20:38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중국에 사는 사람을 난감하고 아쉽게 하는 것은 가짜 물건과 모조품, 복제품이다. 중국에서의 가짜는 종류도 가지가지다. 예를 들면 눈을 멀게 하는 가짜 술, 젖먹이 영아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가짜 분유, 건강을 더욱 해치는 가짜 담배, 금방 탄로나는 가짜 증명서, 녹말가루로 만든 가짜 삭스핀, 가짜를 증명하기 어려운 가짜 보신품 등이다.

가짜 중에서도 가장 경탄스러웠던 것은 중국중앙방송(CC TV) 추적 취재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가짜 콩이다. 이 콩은 진흙을 환약 과립기에 넣어 콩 크기로 동글동글하게 성형해 말린 다음 누런 콩 색깔의 물감으로 염색하고 다시 말려 완성한 후 진짜 콩과 섞어 유통되었다. 나름대로 치밀하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져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모조품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미테이션 브랜드’를 꼽을 수 있다. 한국 은어로는 ‘짝퉁’이다. 모조품은 생명에 지장을 준다거나 아예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는 거의 없다. 때문에 적당한 가격을 지불한 소비자에게 큰 해악을 주지는 않지만 진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들로서는 커다란 골칫거리임에 틀림없다. 베이징 상하이 선양 우한 등의 대도시에는 대형 모조품 판매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이들 시장에 있는 ‘짝퉁’ 종류와 규모는 놀라울 정도다. 손님과 주인이 한번씩 만국 공통의 흥정기인 전자계산기를 두들기면서 한바탕 벌이는 진지한 흥정이 끝나면 1500원짜리 몽블랑 만년필과 1만원짜리 구찌 핸드백, 2만원짜리 나이키 신발, 3만원짜리 롤렉스 손목시계가 새 주인에게 넘어간다. 이런 시장에 부쩍 한국인의 출현이 잦아지고 있다. 명품을 선호하는 국내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복제품은 진짜의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가짜나 모조품과는 엄연히 구분된다. 모조품은 소득이 낮은 중국인에게는 문화적 욕구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많은 투자를 통해 제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나 기업에는 지독한 해악이다.

대표적인 모조품은 CD, VCD, DVD다. 디스크로 복제할 수 있는 것은 손쉽게 복제되어 유통된다. 중국 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컴퓨터용 소프트웨어 92%가 복제품이라고 하니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이 속이 상하는 것은 당연하다. 영화관에서 상영 후 그 다음날이면 단돈 1000원짜리 복제품이 시장에 나돈다. 이 때문에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가운데 몇백장의 DVD를 소장한 사람도 드물지 않다. 이렇다 보니 중국 내에서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장사를 하는 사람은 겁부터 낼 수밖에 없다. 한국의 많은 가수가 한류의 물결을 타고 중국 상륙에 성공했다. 그러나 라이브 콘서트 외에 음반 관련 사업을 통해 돈을 벌겠다는 것은 기대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나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중국 정부도 불법 복제품 단속에 나서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산 복제·모조·가짜 제품으로 인천세관이 골치 아파할 날도 그리 오래 남지 않은 듯하다. 이런 변화 속에서 가짜와 모조품·복제품 만들기에 이력이 난 중국이 갈고 닦은 기술을 기반으로 조만간 경쟁력 있는 진짜 명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에 쏟아낼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