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좋은 날엔...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진 18일 전남 강진군 병영면 하멜기념관 마당에서 견학을 나온 어린이집 원생들이 형형색색으로 피어난 튤립꽃밭을 누비며 봄나들이에 흠뻑 빠져 있다. 하멜기념관을 비롯한 전라병영성(사적 제397호) 일대에서는 병마절도사 입성식 등 호국정..
좋은 느낌, 좋은 사람 나는 어떤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로 그를 판단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그가 어떤 느낌을 주느냐를 보는 것이다. 조용하고 소극적인 사람이 위대한 일을 해내기도 한다. 재능이란 특정한 분야의 능력만을 나타낼 뿐..
음모 당신을 보내려고 합니다 그것은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나의 순수한 음모입니다 봄 당신을 불러봅니다 나는 당신의 등 뒤에 숨어있습니다 정물화처럼 각인된 당신을 잡을 수도 놓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언제든지 그 자리로 돌아오지요 그것은 사람들이 붙여준 이름 누군가 ..
실시간 단추 크기 다른 잠에 취향이 바뀌는 침대는 한 벌 정장 같다 뒤척이는 벽과 바닥이 하품으로 여며진다 악몽이 배앓이로 열리고 알람이 밤새 안녕을 풀어헤칠 때 남은 잠을 깔고 누운 반듯한 아침은 영영 풀리지 않는다 엉금엉금 기는 나이가 방긋 열리고 네 귀퉁이를 채운 나이는 ..
봄이 오는 이유 봄이다. 어제까지도 아픈 몸과 마음이었다. 지난 겨울은 얼마나 혹독하게 추웠던가. 세상을 바꿀듯이 얼어 있었던 것들이 봄이 오고 있다는 소식에 닫힌 문이 열린다. 겨우내 아픈 몸과 영혼을 추스리며 그리워 하고 기다린 것은 사랑이었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신다. 마주..
무화과나무 쭉 뻗은 몸과 하얗게 분칠한 얼굴은 최초의 언어를 잃었다. 오늘 무화과나무를 순장하고 왔다. 제 몸으로 둥근 무덤을 만드는 무화과의 표정은 언제나 다발성 슬픔이다. 너도나도 죽은 이들 앞에서 어금니를 물며 마지막으로 따뜻했던 입을 쓰다듬어 주었다. 온갖 사후(死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