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절반은 세부담 전혀 없다

2006. 12. 25. 16:41나의 취재수첩

근로자 절반은 세부담 전혀 없다
근로자와 자영업자간 세부담 진실
  2006-12-21 10:56:33 입력
 
'국민은 세금자판기', '세금폭탄', '1인당 세금 338만원', '과도한 상속세 편법 상속의 원인'.
세금과 관련된 언론보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러나 전혀 사실과는 거리가 먼 제목들이다. 이 같은 보도가 반복되면서 일반 국민들은 세금은 불편하며 내지 않는 것이 좋은 것으로 인식되는 문제가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세금 없는 세상을 꿈꾸지만, 세금과 사회는 결코 분리할 수 없는 숙명을 안고 있다. 우리경제의 놀라운 성장과 삶의 질 향상도 바로 국민이 낸 세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단편적이고 정확하지 않는 일부 언론보도 등으로 세금이 안좋은 기억으로만 남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국정브리핑>은 국세청과 공동으로 세금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한 기획연재를 준비했다. 낼 땐 내더라도 제대로 알고 내는 현명한 납세자가 되보자.<편집자주>

① 1인당 조세부담률 통계의 허상 ② 우리나라의 세부담 수준 ③ 부동산투기 단속 ④ 증여세 ⑤ 상속세 ⑥ 종합부동산세-1 ⑦ 종합부동산세-2


‘유리지갑’이라고 일컬어지는 근로자에 비해 자영업자가 터무니없이 적은 세금을 부담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소득세규모(2004년귀속분 기준)를 보면, 근로소득세는 8조9000억원인 반면 주로 자영업자가 납부하는 종합소득세는 6조9000억원으로, 자영업자의 세부담에 비해 근로자의 세부담이 높다. 1인당 세부담 증가율(2004년귀속분 기준)도 근로자가 15.9%인 반면 7.0%에 불과한 자영업자에 비해 높다.

이렇듯 근로자 세부담의 절대액이 크고 세부담의 증가 추이도 근로자가 더 빠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근로자의 세부담이 자영업자보다 과중한 것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그러나 근로자의 경우 임금수준의 변화에 따라 세부담이 변하는 반면, 자영업자는 경기상황에 따라 소득과 세부담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 자영업자의 1인당 세부담 증가율이 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최근의 경기침체 등으로 자영업자의 소득수준이 향상되지 않고 있기 ?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결국 세부담의 형평성을 따져보기 위해서는 임금수준과 경기상황을 고려해 평가해야 하며 근로자와 자영업자 내에서 누가 얼마만큼 세금을 부담하는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 근로자의 세부담 실상

외견상으로는 근로자 전체의 세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전체 근로자 1162만 명중 536만명(46.1%)은 과세미달자로 세금부담이 전혀 없다.

전체 근로자의 세부담이 증가한 것은 평범한 샐러리맨의 세금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고소득 연봉자의 증가에 기인한 것이다. 연봉 1억원 이상자가 2001년까지는 3만명에 미치지 못했으나 매년 증가하여 2004년에는 7만명으로 2000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곧 근로소득세의 증가로 이어졌다.

과세표준 1000만원 이하의 저소득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세부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귀속 13.7%에서 2004년 귀속 7.0%로 확연히 줄어든 반면, 과세표준 4000만원 이상 고소득 근로자의 세부담 비중은 30.1%에서 40.3%로 상당히 증가했다.

이는 명목임금이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세금경감 조치로 저소득 근로자의 세금부담은 감소한 반면, 고소득자의 납부액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 자영업자의 세부담 실상

전체 자영업자 436만명 가운데 세금을 전혀 부담하지 않는 자영업자가 207만명(47.5%)에 달하고 있지만, 근로자의 과세자비율은 늘어나지 않고 있는 반면 자영업자 과세자비율은 매년 증가(20년 46.9% →204년 52.5%)하고 있다.

자영업자가 납부하는 종합소득세는 2000년 귀속 4조8000억원에서 2004년 귀속 6조9000억원으로 5년간 44% 정도 증가했다. 국민소득계정상의 개인 영업잉여가 같은 기간에 0.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물론 전체 근로자의 세부담 증가폭과 비교하면 조금 낮은 수준이지만, 경기침체로 자영업자의 소득이 늘어나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신용카드 사용 확대 등 과세인프라 구축 노력으로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파악수준이 높아진데 따른 결과이다.

신용카드·현금영수증 등 과세인프라 구축과 함께 변호사, 의사 등의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강화를 위해 행정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고소득 자영업자의 매출도 대부분 노출되어 가고 있다.

과세표준 1000만원 이하의 저소득 자영업자가 전체 자영업자의 세부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귀속 6.3%에서 2004년 귀속 5.0%로 확연히 줄어든 반면, 과세표준 4000만원 이상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부담은 51.4%에서 63.0%로 상당히 증가했다.
김서중 기자(ipc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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