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유럽에서 만들어진 물건에 ‘메이드 인 EU’라는 단일 상표를 붙여 수출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우리측에 요구했다.
EU는 또 수출 제품의 성분, 호칭, 치수 등을 한국어로만 표시해야 국내에 수출이 가능한 표준화 절차의 강제규정을 바꿔 자신들의 고유언어를 병행 표기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측 협상단 김한수 수석대표는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EU FTA 결산 브리핑을 갖고 “EU는 위생 안전 등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EU 회원국을 구분하지 말고 ‘메이드 인 EU’라는 하나의 상표를 표시하는 것을 허용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10면
이는 수년전 EU 내에서도 영국과 독일, 이태리, 프랑스 등 브랜드 강국과 이들에 비해 저렴한 인건비 등을 무기로 하는 동유럽 국가들 사이에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던 문제다. 이를 통해 EU는 한국내에서 서유럽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열세인 동유럽 제품의 국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표시만 한국어로 하고 나머지 부분은 수출국가의 언어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하자는 EU 제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유관 부서들과 협의를 거쳐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EU는 또 의약품 특허 관련, 자료독점 기간을 10년으로 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FTA 결과 확정된 5년보다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 독점기간을 더 길게 가져가려는 것이어서 복제약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제약업계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밖에 EU는 지적재산권 침해 사범이 법원으로부터 민사상 패소 판결을 받았을 때 판결문을 일반에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국은 상품 분과 안에 별도의 비관세장벽 분과를 둬 관세 철폐 일정과 분리해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향후 7년내 모든 상품 관세 100% 철폐’라는 EU의 공세적 개방안에 맞춰 오는 9월 브뤼셀에서 열리는 3차 협상 전까지 상품 관세 수정 개방안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브뤼셀(벨기에)|권재현기자 jaynews@kyunghyang.com〉-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