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제주지하수 판매안돼"

한진그룹이 제주 지하수를 판매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한특허법률사무소의 조치훈 대표는 26일 "한진그룹이 제주의 지하수를 취수해 생수로 판매하는 것은 도민의 정서상 납득하기 어려워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판매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이날 오후 제주대학교 감귤화훼과학기술센터에서 열린 '제주 지하수 사유화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지하수의 개발로 해변에서 용천수가 나오지 않아 아름다운 제주 마을의 옛모습은 더 이상 찾아 볼 수가 없다"며 "한진그룹은 이러한 제주도민의 정서상의 손실을 더 이상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제주' 명칭의 상표법적 관점과 지적재산권적 고찰'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한진이 출원한 상표 '한진제주생수' 또는 'HAJIN jeju water'는 현행 상표법상 '제주'라는 지명이 생수 등에서 지리적 출처 또는 유명한 산지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등록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심사관이 거절결정 또는 등록결정을 하더라도 한진이 출원한 상표를 상표법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수는 없으며, 상표등록을 하지 않고 사용할 경우 타인이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진이 출원한 상표가 제주도지방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라는 상품과 혼동을 일으킨다고 볼 수도 있으므로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상표금지청구권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또 "농산물품질관리법, 수산물품질관리법에 의해 '제주'라는 지리적 표시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여러가지의 상품에 등록을 받아서 관리할 필요가 있고, 상표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도 등록을 받아 '제주'라는 지명을 특정상품에 독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리적 표시를 등록해 보호하는 것은 지역특산품을 선정해 육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지역주민의 사업장 단체인 상공회의소나 영농조합법인 등 관련 사업자단체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 '제주'라는 지리적 표시를 법적으로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우남칠 교수의 '제주지하수의 특수성과 공수개념 관리방안'이란 주제 발표도 마련됐다.

[연합뉴스 2008-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