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를 위하여

2008. 4. 21. 08:58살며 생각하며...

 

천사를 위하여

"단장님, 지난번 저녁식사 정말 맛있었습니다.
주례선생님으로 모신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사십 중반입니다.
실은 지난 2월에 딸을 하늘나라로 보냈습니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고, 그래서 자주 연락도 못 드렸습니다.
저희 딸은 천사로 와서 천사로 돌아갔습니다......"

후배이자 부하인 이○○ 중령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와는 18년 전 결혼주례를 서 준 살가운 인연믈 맺은 사이로
최근 잦은 만남을 가지면서, 열일곱 살 된 딸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선천적 장애를 입었음을 알았습니다.
딸의 이름은 '천사'였으며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함께한 저녁만찬에서 후배아내의 얼굴은 슬픔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실례가 될까봐 천사의 안부를 묻지 못한 채 서둘러 헤어졌고
오늘 후배의 편지를 접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입니다.
"그랬었구나. 그런 줄도 모르고..."
우리의 마음이 이런데 그들 가슴은 얼마나 아팠을까요.
그러나 그 아픔도 믿음으로, 부부의 정으로 삭이고
천사가 준 즐거움과 행복만을 추억하려는 속 깊은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천사를 가슴 한 편에 묻고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애쓰는
후배부부에게 힘내라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받은 사랑을 되돌려드리지 못한 아쉬움을, 천사는 하늘에서
부모님을 지켜보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으리라는 것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먼 곳의 천사에게도 마음의 안부를 띄웁니다.

"천사야, 그곳에서 더 밝게, 더 행복하게 웃으렴."

- 월산 님, '천사를 위하여' 에서 -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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