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뉴욕시의 '사과' 다툼

2008. 4. 21. 10:56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사과'는 애플의 전유물인가. 적어도 디지털 세상에선 '그렇소이다'. 한 입 살짝 베어문 사과 로고를 보면 누구라도 애플을 먼저 떠올린다. 사과 로고는 이용자들 뇌리에 애플을 각인시키는 문신 기계다.

이 사과 로고 때문에 애플이 열 받았다. 뉴욕시가 진행하는 '그린 뉴욕'(GreenNYC) 캠페인이 화근이었다.

<와이어드> 보도에 따르면 사정은 이렇다. '그린 뉴욕' 캠페인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뉴욕시가 진행하는 환경 보존 프로젝트다. 뉴욕시는 캠페인을 출범하며 푸른 사과를 변용한 로고를 함께 선보였다. "이 사과를 영원히 푸르게 보존합시다"란 구호까지 곁들여.

사과 모양 로고는 자연스레 애플을 떠올리게 한다. 애플은 미국 특허상표국에 이의를 제기했다. 뉴욕시 로고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애플의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뉴욕시도 가만 있지 않았다. 법률대리인인 제럴드 싱글턴 변호사는 "애플의 주장은 터무니없으며, 누구도 헷갈지리 않을 것"이라며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는 새 디자인을 적용했을 뿐, 애플사와 전혀 관계 없다"고 주장했다.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도 애플은 상표권 분쟁을 벌인 바 있다. '아이폰'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던 시스코는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두 회사는 '아이폰' 상표를 공동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뒷거래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뉴욕시의 애칭은 '빅 애플'이다. 100년 전에도 사과는 뉴욕의 상징이었다.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애플을 세운 건 1976년. 불과 30년 사이, 애플은 전세계 사과를 혼자 먹으려는 모양새다.

상표심판위원회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6~9개월 뒤 판결을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블로터앤미디어 2008-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