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같이 쓰실래요
2008. 7. 10. 09:54ㆍ살며 생각하며...
우산 같이 쓰실래요
늦은 퇴근길, 빗소리를 들으며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줄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섰습니다.
그런데 내 앞의 이 남자,
가방 하나로 머리를 대충 가린 채 버스를 기다리는 겁니다.
'우산을 같이 쓰자고 할까?'
'주변 이목이 집중 되지 않을까?'
'내가 관심 있는 걸로 오해 하지 않을까?'
비를 맞고 서 있는 그분을 보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고민만 하고 있었습니다.
십 분을 기다려 그분을 포함한 저는 버스를 탔습니다.
자리에 앉아 머리와 가방, 옷의 빗물을 털어내는 그 남자 분에게
미안하고 조금만 용기를 내서 우산을 같이 썼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용기를 내서
'우산 같이 쓰고 버스 기다려요.' 말하겠어요.
- 강나리님, '비오는 날 낯선 사람과 우산을 같이 쓰세요'에서 -
누군가 힘들고 어려울 때 그 어려움을 함께 나눈다면
위로가 되고 힘이 되겠지요.
비오는 날 우산을 드리워 주는 것처럼.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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