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초등학생 59학년 김춘엽 학생

2008. 12. 29. 10:28내고향강진의 향기

 

 

아름다운 초등학생 59학년 김춘엽 학생

- 59세의 김춘엽 할머니, 전남 강진 도암초등학교 6학년 재학 -

 

강진군 도암면 도암초등학교(교장 김내학) 6학년으로 46년 만에 재입학하여 아름다운 학창시절을 보내는 초등학생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나이 59세인 김춘엽 할머니가 그 화제의 주인공이다.

 

김춘엽씨가 1964년 졸업을 하루 앞두고 제적을 당한 것은 경찰이었던 아버지를 6.25 당시 지리산 공비토벌작전에서 여의고 홀어머니, 오빠 그리고 김씨 세 식구만 남아 어려운 생활속에 20여일 동안 무단결석이 이유였다. 

 

1973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김씨는 미국으로 건너간 후 당시 과학 분야 연구원이었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 생활하다가 35년 만에 고향을 다시 찾은 것은 배움에 대한 남다른 열정 때문 이었다.

 

지금은 어엿한 도암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해 46년이나 차이가 나는 어린 친구들 그리고 자식뻘인 김용택(24세) 담임선생님과 함께 못 다한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또한 김씨의 학교생활은 비록 나이 차이는 많이 나지만 동심으로 돌아가야 아이들을 이해할 것 같아 친구들의 눈높이에 맞춰 뜀박질도 하고 친구들이 제일 좋아하는 딱지치기도 하면서 같이 어울린다.

 

지금은 여학생 친구들의 몰표로 반장이기도 한 김씨는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짱이다.

 

김씨는 딱지치기로 많이 따면 잃은 아이에게 빌려주는 아량도 보여주고 또 빌린 것은 반드시 되갚게 하여 책임감을 심어주고 사탕이나 재미있는 이야기 등을 들려주는 등 선생님한테서 찾을 수 없는 것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들에게는 없는 초등학교 학생증을 가지고 있는 김씨는 학생증을 만들기까지에 작은 헤프닝도 있었다.

 

여러 차례 강진읍에서 도암초등학교까지 초등학생 표를 끊어 승차하니까 버스운전사가 차비를 아끼려는 얌체족으로 알고 어른 표를 요구하여 초등학생임을 증명하려고 학교에 학생증 발급을 요청해 가지고 다닌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내가 초등학교 동창회에 나가지 못하면 하늘나라에 가 있는지 알아라”고 말하면 아이들은 “할머니 친구를 위해 동창회를 빨리 열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복학을 고집한 이유에 대해 김씨는 “지난 64년 초등학교 6학년 제적당하고 당시 어머니와 함께 서울로 떠나면서 반드시 졸업장을 받아서 어머니께 드리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고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강진여중에 진학할 계획이다. 검정고시도 있고 그 밖의 방법도 있지만 정규학교를 고집한다. 또 미국에서도 인종차별과 싸웠지만, 교실에서 학생들 사이에 왕따당하는 아이들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다.

 

한편 김씨 부부는 미국 시민권자이며 남편 이원항 씨는 미국에서 정년을 하고 서울 강남교육청소속 과학교사로 4년간 근무하다가 김 씨의 초등학교 복학을 돕기 위해 강진으로 내려와 강진외국어타운 강사로 처의 고향으로 귀향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