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존심' 허머 중국 인수충격

2009. 6. 8. 08:55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1일(이하 현지시간) 파산 보호 절차에 돌입한 미국 대형 자동차생산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대형 SUV 브랜드인 '허머'(Hummer)부문을 중국 업체에 매각하기로 했다. 미국 여론은 "미국의 상징이자 자존심이 경제 논리에 함몰돼 팔려나갔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GM측은 중국 중장비 업체인 '쓰촨 텅중'에 허머를 넘기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남부 쓰촨(四川˙ 사천)성에 기반을 둔 이 회사는 건설 중장비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자동차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각 가격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5억 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관측하고 있다.

 

◆ "군사기술 유출 우려"= 미국민 사이에서는 이같은 허머의 중국행에 대해 상실감과 함께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USA투데이는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인 허머가 중국에 팔릴 것으로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미국의 상징인 허머를 '붉은 군대'(인민해방군)가 사용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허머는 미군 전투차량인 '험비'(Humvee)를 민간용으로 개조한 제품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험비의 핵심기술이 중국에 유출될 수가 있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허머 매각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중국, 자동차 강국 노린다= 중국은 최근 수년새 벤츠˙ BMW 등 고급차는 물론, 현대를 비롯한 세계 각국 유명 브랜드 차량의 복사판이나 다름없는 내수용 차들을 선보여 비난받아왔다. 지난 베이징 모터쇼에서도 짝퉁 허머가 화제를 모았다.

이번 허머 매각 결정으로 짝퉁차를 만들던 중국이 명품 브랜드 소유주가 되면서 자동차 강국 부상을 꿈꾸는 형국이다.

중국은 현재 미국 자동차업계가 매물로 내놓은 거의 모든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드의 '볼보' 부문은 지리와 치루이, 창안자동차가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GM의 '사브' 부문은 둥펑자동차, GM의 호주 자회사인 'GM홀덴'은 치루이가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다.

토종 브랜드 비중이 내수 시장의 34.5%(2008년)를 차지하는 중국은 선진 브랜드 인수합병과 합작 등을 통해 36.4%대인 유럽 · 미국 브랜드를 누른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유코피아 2009-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