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속살 더듬기

2009. 8. 6. 08:46살며 생각하며...

 

 

 

제주올레 속살 더듬기


놀멍 쉬멍 걷는 산책코스일거라는
예상을 뒤엎는 길을 만났을 때 난감함이란...
물집의 아픔도 잊고 헐떡거리는 호흡을 달래기도 전에
뜨거운 태양과 벗하며 무덤덤하게 걸었습니다.
심장은 숨 가쁘게 뛰었고,
복잡하게 얽힌 생각의 실타래가 한꺼번에 풀리며
살아있음을 증명하듯 알 수 없는 에너지를 느꼈습니다.
늘 앞서가는 생각에 뒤처져 있던 육체가
빠른 움직임 속에 생각을 하얗게 지워 버리더군요.
몸의 자연스런 흐름에 맡긴 걷기였지요.

삼일동안 홀로 제주올레의 속살을 더듬어보니
파란색 화살표와 노랑과 파랑 리본을 따라가며
보이면 보고, 들리면 듣는,
어쩌면 유아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일상의 단순성과 평상심을 통해 나의 몸을 알아가고
생각의 복잡성을 줄여 나간 길 나섬이었습니다.

다음 방문 땐 놀멍 쉬멍 걸으며
제주의 감춰진 뽀얀 속살을 만지고 와야겠습니다.

- 산들바람 님, '제주올레 속살 더듬기'에서 -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