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는...
2012. 9. 27. 08:42ㆍ살며 생각하며...
아버지께는...
서예가들이 모여 회식을 했다.
전시와 작업 등을 이야기하다가
식당 벽에 걸린 반려동물 사진을 보며
칠십이 넘은 老서예가는
평균수명을 다했던 반려견의 마지막을 회상했다.
이가 빠지고 눈이 희미해졌으며
귀도 어두워지고 냄새도 못 맡더라고
먹이도 먹지 못하고
다리에 힘이 없어 서지를 못하더라고
죽을 쑤어 손으로 입을 벌려 먹여 주었고
잘 쉬지 못하는 숨을 몰아 쉴 때
끌어안고 그의 임종을 지켰다고 했다.
잠시 고개를 떨어뜨렸다가
다시 좌중을 향해
그런데,
우리 아버지한테 그렇게 못했어! 라고 말하곤
슬그머니 손등으로 눈가를 훔쳤다.
- 최다원 님, '아버지한테...' -
행복하시고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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