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이라는 말
여울이란 말 예쁘지 않나요? 내 애인의 이름이 여울이었으면 좋겠어요. 세월이 여울져 간다는 말 어딘가 여유 있어 보이지 않나요? 강여울 여울여울 기복도 결코 보이지 않는 그 한가로운 표정이 넉넉해 보이지 않나요? 그러나 강이나 바다에 바닥이 얕거나 너비가 좋아서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이라는 강퍅한 뜻을 가진 말이란 것도 아시나요? 내 애인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단박에 그 빠른 물길에 휩쓸어 가버리면서도 그 표정은 여울이란 말처럼이나 끄떡없어서 내가 여울에 빠져 허우적댄다 해도 남들이 듣기에 어째 그 동작이 춤처럼은 느껴지지 않을래나요? 가도 아주 가지는 안노라시는 그 뻔뻔한 그래서 천만 번은 더 빠져나 보고 싶은 여울 여울이란 말 참 예쁘지 않나요?
- 복효근, '여울이라는 말' -
네. 여울이라는 말, 참 예쁩니다. 딸의 이름도 여울이라고 지어주고 싶을 만큼. 우리 글, 우리 말이 아니었다면 이런 아름다운 글을 읽고 느낄 수 있겠습니까.
행복하시고
멋진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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