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저녁 독일 잉골슈타트 시내 한복판에 작은 파티가 열렸다.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인 미샤(MISSHA)가 독일에 1호점을 연 것이다. 한쪽 구석에서는 젊은 여성들이 화장품을 바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지역 신문 취재기자들도 보일 만큼 화장품 상점의 개점이 주목을 받고 있었다.
잉골슈타트는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배경이 된 도시로 독일의 자동차 브랜드인 아우디(Audi)의 본사가 있는 바이에른 주의 소득 높은 도시이다.
현재 독일은 유럽경제를 이끌고 가는 전차이며 독일 내에서도 바이에른 주에 글로벌 기업 본사들이 가장 많이 위치해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자동차 브랜드인 BMW, 아우디를 비롯해서 지멘스(SIEMENS), 에어버스(AIRBUS), 오스람(OSRAM), 아디다스(ADIDAS) 등 독일의 대표기업들과 관련 부품업체들이 이 지역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다. 바이에른 주는 이렇게 지역경제가 탄탄하고 실업률은 4.3%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요 도시인 뮌헨의 가구당 월 소득은 세후 4132유로로 독일에서 구매력이 가장 높다.
따라서 이탈리아, 터키, 스페인,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등 주변국 젊은이들도 직장을 찾아 뮌헨으로 이동하고 있다. 뮌헨 시내 독일어 학원들은 주변국에서 온 젊은이들로 북적대며 일찍 수강신청을 하지 않으면 강의가 마감되는 경우도 많다.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까지 뮌헨으로 모이다 보니 이 지역의 집값은 5년 만에 67%나 올랐다. 집값이 비싼 편인 프랑크푸르트의 집값이 5년 전 대비 36% 증가한 수준인 것을 보면 뮌헨의 집값이 얼마나 폭등했는지 짐작할 만하다.
그동안 한국 기업의 독일 진출은 한국식당과 식품점을 제외하면 모두가 B2B(Business to Business) 거래의 형태였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교통이 편리한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구매력이 높은 뮌헨을 중심으로 한 바이에른 주에 B2C 거래 방식의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뮌헨은 구매력이 높고 산악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많아 관련 브랜드 산업이 매우 발달한 지역이다. 따라서 한국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블랙야크(BLACK YAK)는 매년 뮌헨 스포츠의류박람회(ISPO, International Trade Show for Sport Equipment and Fashion)에 참가하고 있고 내년 중 뮌헨에 판매점을 열 예정이다. 뮌헨에서 스포츠의류가 성공한다면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등의 유럽 시장을 석권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이렇듯 B2C거래 방식의 뮌헨 진출은 이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새로운 전략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M&A를 통해 기존의 브랜드 가치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안도 매우 좋은 전략이다. 김성주 패션이 이미 독일에서 MCM 뮌헨 등의 매장을 열어 성공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자동차의 나라 바이에른 주에서는 자동차부품, 항공기부품에 대한 M&A가 유망하다. 특히 최근 에어버스는 자회사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에어버스 하청업체를 인수할 경우 이들 업체들이 에어버스와 체결한 계약덕분에 향후 10년까지 납품이 보장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독일의 선진기술을 도입하여 한국 항공 산업에 적용한다면 이 산업이 한 단계 발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