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
사마귀알집 이렇게 생겼어요?
직박구리, 박새 등의 새소리가 유난히 맑고 높다. 그들의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같이 놀자고 보채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정겹다. 요즘이 짝짓기 철이라 새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맘껏 뽐내며 짝을 찾느라 여념이 없지만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그들의 맑은
지저귐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질 듯하다.
아무 생각 없이 엄마 따라 나선 세살배기부터 초등학교 4학년생까지 공원을 찾은 아이들. 연령층은 다양하지만
분위기를 즐기는 모습은 별반 차이가 없다. 큰아이들은 강사의 설명에 귀 기울이며 무언가 접하려고 애쓰고 어린애들은 또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공원을 익히느라 부산하다.
길동자연생태공원에서 운영하는 오감체험 교실이다. 오감이란 말 그대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져
보는 것을 뜻한다. 오감을 이용해 자연을 느끼자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이다. 주1회 운영하는 오감체험은 6세 이상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평소 도심에서 자연을 접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이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대자연과의 교감’이라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사마귀 알집을 처음 봤어요. 건강하게 남아있는 것도 있지만 이미 새들이 먹어 알집이 빈 채로 남아있는 것도 많아 마음이
아파요.” 이날 참가자 중 가장 언니인 미진이는(구미진. 도농초교 4년) 선생님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듣고 또 질문을 하기도
한다. 미진이는 특히 아주까리 동백이 기억에 남는다며 기름기가 그리 많은 줄 몰랐다고 신기해 한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친구들이랑 함께 또 오고 싶어요”
■ 모든
식물과 곤충의 이름을 불러주세요
2시간가량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생태공원을 둘러보며 나무와 곤충, 개구리, 새, 열매 등 공원에 서식하는 생물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는 방법으로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은 농학을 전공하고 길동생태공원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이금순
선생(48세)이 운영하고 있다. 그는 3년째 오감체험을 운영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금순씨는 아이들에게 이제부터
만나는 모든 생물들의 이름을 불러주자고 건의한다.
“우리 친구들에게 이름이 있듯이 모든 식물과 곤충들에게도 이름이 있어요” 자연에 있는 모든 생물을 존중하고
서로 배려하자는 의미에서 또 그들은 이름에 맞는 각각의 특성이 있다고 덧붙이며 이씨는 수업을 진행한다. 그의 움직임과 손짓을 따라 시선을
옮기는 아이들의 표정이 마냥 진지하다. 수업시작전의 산만함이 호기심과 신기함으로 대체되는 순간이다. “와! 개구리 알이다. 어라?
올챙이도 있네?” 습지에 있는 올챙이를 유심히 보던 한 아이가 “엄마! 개구리예요!” 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보호색을 띄고
습지바닥에 납작 엎드려있던 개구리를 아이가 밝은 눈으로 용케 찾아냈던 것이다. 아이들은 조심스레 다가가 개구리와 올챙이를 신기해하기도
하며 서로 발견한 것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다. 봄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죽은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류와 버들강아지의 커진 꽃눈들을 설명하며 이금순 선생은 갑자기 아이들에게 자귀나무를
가리키며 이 나무의 이름을 아냐고 물어본다. “사실 우리는 나무의 꽃이나 열매가 없으면 그 나무의 이름조차 구별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나 열매와 꽃이 지고 없더라도 나무의 껍질(수피)만 보고도 그 나무를 알 수 있어야 한다며 아이들로 하여금 수피를 만져보고
그 모양새도 살펴보라고 이른다. “사람 입술 모양처럼 생긴 무늬가 이리 많은데 평소 관심 갖고 안 봐서 몰랐어요.” 벚나무를 본
아이들과 엄마들의 반응이 한결 같았다. “만지면서 나무의 결을 느껴보니 새삼스레 나무에 정이 간다”며 활짝 웃는 임미례씨(34세, 경기도
남양주시). 3세, 6세된 두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두 시간 코스도 그리 힘들이지 않고 재미있게 보고 들었다며 소감을 피력한다.
■ 공원
프로그램 참여, 인터넷으로 예약하세요
길동생태공원에서 운영하는 오감체험은 6세 이상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주1회 실시한다. 오감체험은 사계절
프로그램으로 날씨와 상관없이 운영하고 있다. 특히 비가 오면 빗소리를 들으며 수업을 진행하고 눈이 오면 그 눈을 맞으며 겨울의 공원을 배우는
것도 또 다른 묘미라고 설명하는 이금순선생의 표정이 맑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를 원하는 시민은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신청을 하여야 한다. 예약은 프로그램 진행이 매월
1~15일 사이일 경우엔 전달 25일 10시부터 또 16일에서 그달 말일 사이의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엔 10일 10시부터 예약할 수 있다.
특히 공원을 이용하고자 하는 일반 시민도 프로그램(계절 생태학교, 관찰·체험교실 등)참가자와 마찬가지로 예약을 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예약은
길동생태공원 홈페이지(http://parks.seoul.go.kr/kildong/) 또는 ☎ 02)472-2770
(09:00~18:00)으로 하면 된다.
■ 길동자연생태공원에서
운영중인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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