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1300여점 적발…허영심 노린 판매 성행

짝퉁 1300여점 적발…허영심 노린 판매 성행

[쿠키 사회] 그릇된 상혼에 그릇된 소비의식이 가세하면서 유명상품 모조품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제품 모조기술이 좋아져 전문가가 아니면 육안으로 ‘짝퉁’상품을 구분하기 힘든데다 ‘나는 알지만 남은 모를 것’이라는 생각도 가세, 드러내놓고 짝퉁을 찾는 소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명품을 갖고 싶은 욕구는 강하지만 경제침체 등으로 형편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얄팍한 상혼을 살찌우고 있는 것.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8일 전주 도심에서 해외 유명상표를 부착한 짝퉁상품 수천여점을 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잡화업자 유모씨(31·전주시 효자동)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전주시 고사동 모 쇼핑몰내 자신의 매장에 해외 12개사 36종의 상품 1300여점(판매가 5000만원 추정)을 갖춰놓거나 보관한채 판매해왔다. 조사결과 유씨는 단속에 대비해 일부 상품만 매장에 진열하고 대다수 상품은 이 건물 지하에 주차된 봉고차량에 보관해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시중가격 2000∼3000만원에 달하는 R사 금장시계를 모방한 상품을 20∼30만원에 파는 등 5년여 전부터 서울의 모 제조공장에서 가짜 의류와 잡화 등을 가져다 팔아왔다. 유씨에게 물건을 주문하는 단골도 있었으며 월 매출이 1500여만 원에 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에 앞서 전북경찰청 외사계는 지난 9월 26일 중국에서 밀반입한 배드민턴 라켓 등을 해외 유명제품으로 속여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이모(39·여·전주시 팔복동)씨를 불구속 입건하는 등 지난 8월말부터 두 달여에 걸쳐 짝퉁 상품을 단속해 도내에서 43개소를 적발하고 4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처럼 짝퉁 상품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은 ‘어떻게든 돈만 벌면 된다’는 상인들의 그릇된 상혼탓도 있지만 짝퉁인줄 알면서 이를 찾는 시민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판매업자들은 “찾는 손님들이 있어 짝퉁을 준비하지 않으면 장사가 안 된다”고 푸념하고 있다.

하지만 돈벌이 욕심에 시민들의 허영심을 부추기는 짝퉁 상품 판매행위는 브랜드 하나를 키우기 위해 온갖 피와 땀을 쏟아내는 기업의 건전한 노력을 일순간에 무너뜨리는 결과를 빚게 된다. 또 기술개발 대신에 당장의 손쉬운 돈벌이를 위해 불법을 일삼으면서 자신과 다른 기업의 발전 가능성도 가로막게 된다.

전북대 이상빈 심리학과 교수는 “유명 상품이 가지는 희소성이라는 매력에 빠져 고가의 상품만 고집하는 시민들도 문제지만 이 같은 심리를 노려 시민을 속이는 모조품 판매업자들은 시민과 기업을 모두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전북일보 임상훈(axiom@jj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