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도 진화한다
2006. 11. 26. 18:50ㆍ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짝퉁도 진화한다
[조선일보 박란희기자]
“짝퉁요? 짝퉁도 진화해요. 한국제에서 중국제, 그리고 요새는 가짜 이태리제.”
10년 넘게 짝퉁을 단속해온 서울경찰청 이병수 경사가 말했다. 이 경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에 짝퉁이 성행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즈음할 무렵. “당시만 해도 의류, 가방, 시계, 구두 따위를 수도권 공장에서 만들어서 외국관광객에게 팔아먹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인건비가 비싸지니까 제조원이 중국으로 바뀌더니 요새는 아예 ‘Made in Italy’ 상표가 붙어서 수입되는 거예요. 정품들 사이에 섞어서 들여오니까 단속은 더 어렵고.” ‘의류 따위’였던 짝퉁들도 자동차, 가구까지 초고가로 진화했다.
고가상품 짝퉁이 판치다 보니, 시장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8월 21일부터 10월 27일까지 경찰청의 집중단속에 걸려든 짝퉁들의 시가(時價)는 자그마치 2조1700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100만원짜리 중국산 소파를 백화점과 가구 전문매장에서 250만원짜리 독일 명품가구로 판매한 일당을 붙잡기도 했다. 벤츠, 아우디, BMW 등 중고외제차를 수입해 부품을 갈아 끼운 후 ‘전시카’ ‘시승카’라고 속여 100여대를 판 일당이 붙잡히기도 했다. 이 경사는 “가구점을 찾아 디자인만 고르면 업체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브랜드를 붙여서 가정에 배달하기도 한다”고 했다.
유통경로 또한 과감해졌다. 경찰에 붙잡힌 이모(39)씨는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서 타인명의의 아이디와 통장, 휴대폰(일명 대포폰) 등을 이용해 ‘가짜 아르마니’ 양복을 35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사이트에다 “300만원짜리 ‘조르지오 아르마니’ 정장을 35만원에 판다”는 광고까지 했다.
경찰청은 2개월 동안 집중단속을 벌여 6447명을 입건, 이 중 103명을 구속했다. 압수된 위조상품은 325만점에 달했다. 경찰청은 “특히 요즘에는 짝퉁 명품시계 지오모나코처럼 호화마케팅을 통해 저가제품을 명품으로 둔갑시킨 사례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란희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r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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