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럽연합 FTA도 격랑 속으로
2006. 11. 26. 18:58ㆍ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한-유럽연합 FTA도 격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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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정부 쪽은 “유럽연합은 개방 예외의 폭이 넓고 농산물 강국이 아니다”며 적극적인 협상 추진의사를 밝혔지만, 농민단체는 공청회 중단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일부 통상전문가들은 미국·유럽연합과 동시에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추진하는 게 무리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미국보다 충격 적고 효과 많다” =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서진교 연구위원은 공청회 주제발표에서 “유럽연합은 식량안보·환경보호 등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중시하여 상당한 폭의 민감품목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우리 농업에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세계무역기구 도하개발어젠더가 중단된 것도 미국이 농산물의 대폭 관세감축을 고집했으나 유럽연합이 끝까지 반대했기 때문이다.
김양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연합은 대북관계가 미국보다 원만해 개성공단의 한국산 인정 여부도 수월하게 풀 수 있다”고 기대했다. 유럽연합의 경제규모는 미국보다 크다. 지난해 역내총생산이 13조5천억달러로 미국(12조5천억달러)보다 많았다. 한국이 지난해 유럽연합에 수출한 금액(437억달러)도 대미수출(413억달러)보다 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날 “유럽연합과 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은 단기적으로 2.02%, 장기적으로는 3.08% 증가하며 고용도 단기 30만2천명, 장기로는 59만7천명 더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유럽연합과의 협상은 미국이나 중국과의 협상에 비해 국내의 반발이 적고, 미국과 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하는 레버리지로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협상 반대·우려 목소리 만만찮아 박진도 충남대 교수(경제무역학부)는 “유럽연합과의 협상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지만 초국적 자본 중심으로 협상이 진행되기는 미국이나 유럽연합이나 마찬가지일 수 있다”면서 “미국과 달리 쇠고기는 걱정이 없지만 돼지고기·닭고기, 그리고 치즈 등 낙농제품에는 타격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국내 쇠고기 시장규모는지난해 2조9천억원이었지만 돼지고기는 이보다 많은 3조7천억원에 이른다.
익명을 요구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도 “유럽연합이 최근 회원국으로 가입한 동유럽 국가들의 이익을 고려해 섬유 등 일부 공산품의 시장개방과 관련한 우리 쪽 요구를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의약품, 지적재산권, 투자자의 보호문제는 미국 못지 않게 우리한테 큰 압력을 넣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협상 추진을 비판했다. 전농은 “정부가 한-미 에프티에이처럼 밀실협상하는 구태를 벗어나고 못하고 있다”면서 “농민 의견을 무시하고 유럽연합과의 협정을 추진할 경우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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