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천국 중국

2007. 1. 9. 14:03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짝퉁천국 중국

 

중국에서 쇼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짝퉁시장엘 한 번씩은 가봤을 것이다.

북경의 홍차오(紅橋)나 & #50388;쉐이(秀水)시장, 상해의 상양(襄陽)시장, 청도의 찌모루(卽& #40665;路)시장 등은 한국인에게 많이 알려진 시장이다.

 

중국 짝퉁상품 시장은 20조 원대 규모에 달하고 상품의 종류나 가지 수는 정확히 알 수가 없을 정도이다.

음식부터 명품가방, 골프채, 자동차, 전자제품까지 상상을 초월한다. 몇 년 전에 우리나라의 자동차 마티즈의 짝퉁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산타페 짝퉁까지 등장해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진품이 4-5,000만원을 호가하는 혼마 파이브스타 골프채 짝퉁은 15만원이면 살 수 있고, 카르티에나 롤렉스시계, 루이비통, 프라다 가방 모두 만원 이하에 살 수 있다. 얼마를 남길 생각으로 만든 것인지는 모르지만 계란도 가짜가 있고, 커피믹스와 아이스크림도 가짜가 있다.

이제는 IT제품에까지 퍼져 한국의 애니콜을 본떠 애미콜이란 짝퉁이 등장했다. “너꾸리”, “싱라면”, “비벼면” 등 짝퉁라면 이름이 우리를 실소케 한다. 2년 전에는 안휘성에서 가짜 분유를 먹은 아이 1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중국 관계당국은 주로 식품·음료·건자재·화장품·세척용품 등의 가짜가 비교적 많다고 한다. 가짜 상품을 만드는 주체도 대체로 개인업자나 중소기업이었으나 최근에는 법인기업이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경우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또 짝퉁 제조가 더욱 은폐되고 조직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주로 경제가 발달한 동부 연안에서 최근엔 서쪽으로 확산해가는 추세라고 한다.

 

이처럼 짝퉁이 범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소비자의 명품에 대한 욕구와 명품의 높은 가격을 그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쉽게 명품을 사서 쓸 수 없는 소비자들에게 짝퉁은 훌륭한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다. 사실 짝퉁도 잘 고르면 품질이 괜찮은 것들도 많고 누가 봐도 짝퉁인지 아닌지 쉽게 분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런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짝퉁시장을 찾는 것이다.

 

둘째는 중국의 각 지방정부가 세금 수입증가와 투자환경 보호의 명분을 내세워 가짜상품 제조업자를 암암리에 보호하고 있으며 중앙정부의 조사를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셋째는 짝퉁을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 제조업자에게는 쉽기도 하려니와 판매도 잘되기 때문에 그 유혹을 쉽게 받아들인다는데 있다.

 

이러한 짝퉁은 소비자들에게 터무니없이 비싼 명품들을 싼 가격에 접할 수 있게 하는 면에서 일면 순기능을 가지고도 있다.

하지만 중국 짝퉁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직접적인 손해를 끼치고 있다.

산자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산 짝퉁이 우리나라에 작년 한해에만 171억 달러(약17조원)의 손실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고, 중국에서 만들어진 한국브랜드 짝퉁상품이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국으로 흘러들어가 브랜드이미지는 물론 국가이미지까지 훼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짝퉁상품이 버젓이 진품으로 둔갑해 역수출되기도 하고, 스위스 시계의 경우 연간 2,500만개의 명품 시계를 생산하지만 짝퉁 스위스시계는 그보다 훨씬 많은 4,000만개를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피해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짝퉁을 진품으로 속여 판다든지, 품질의 저속함이나 인체의 해를 주는 식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

 

이런 짝퉁의 폐해는 결국 중국 자신에게도 짝퉁천국이란 오명이 돌아가 국가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샤넬, 프라다 등 명품업체들은 중국의 짝퉁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그들만큼 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전자제품, 자동차, 온라인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좀 더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 동안 어정쩡한 자세로 세계의 비난을 받던 중국정부도 이제 더 이상 두고 보지만은 않겠다는 자세다. 얼마 전에는 짝퉁천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중국에 대한 각국의 압력과 국제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짝퉁시장을 아예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상해의 짝퉁시장은 이미 폐쇄되었다.

또한 지적재산권 법원을 신설해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조치도 밝힌 바 있다.

 

중국의 짝퉁시장은 바가지를 잘 씌우기도 유명하다.

흥정을 잘 하면 10%, 20%에도 물건을 사기도 한다. 그것도 남는 장사라고 하니 대체 얼마가 정가인지, 제품이 어느 정도 품질인지 참으로 ‘도깨비시장’이라고 할 만하다.

가보지 않은 외국인에게는 짝퉁시장이 일회성 관광의 대상이 될 것이고 최근 폐쇄된 상하이 상양시장에는 폐쇄직전 원가에 파는 물건을 사려는 외국인들로 북적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청도의 찌모루 시장에서 쇼핑을 몇 번 해본 적이 있다.

괜찮은 물건들은 사서 써도 되겠다는 생각을 해봤지만 이제는 정품이 진열된 정가제품 시장이 그리워진다.

다시 말해 속는 느낌을 가지고 물건을 사는 기분도 썩 좋지 못하고, 또 중요한 물건이나 옷을 가짜로 사 입고 쓰는 기분도 그리 좋은 것이 아니다.

메이커가 아니고 좀 더 비싸더라도 회사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제품을 사 쓰는 것이 그립다는 말이다. 그뿐이 아니다.

운동 중에 부러져 날아가는 골프채를 상상해보았는가? 짝퉁을 쓰는 대가가 그런 것이라면 선뜻 사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어찌됐든 중국에서 짝퉁시장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도 그리 많이 남은 것 같지는 않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