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같은 짝퉁…바느질 엉성 로고 흐릿

2007. 7. 27. 10:52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코엑스 위조명품비교展

"진짜 에르메스 의류에는 외부로 드러나는 로고가 없어요. 하지만 가짜에는 드러나는 로고가 부착돼 있습니다."

24일 `위조상품비교전시회`가 열린 서울 코엑스 3층 대서양홀.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버버리 등 국내외 51개 브랜드의 위조 상품과 진품 1000여 점이 진열돼 눈길을 끌었다.

이 전시회가 열린 취지는 위조 상품 폐해를 알리고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것.

전시장 부스에 놓인 진품과 가짜 상품은 겉으로 구분하기 어려웠다. 기자가 보기에도 진짜가 가짜 같고, 가짜가 진짜로 혼동될 정도였다. 하지만 매장 안내원 설명을 차근차근 들으니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진품과 위조품을 구분할 수 있겠다 싶었다.

김현정 에르메스코리아 대리(29)는 "백화점과 직영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진짜"라며 "인터넷이나 동대문 등에서 파는 상품은 가짜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명품 중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 이곳 전시장에 진열된 가방, 넥타이, 벨트 등은 일반인이 봐서는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들이었다.

하지만 가짜 상품은 `옥의 티`를 한 가지씩 가지고 있다.

에블린 진품 가방은 바느질이 바르고 부드러운 반면 가짜는 바느질이 조잡하고 가죽이 매끄럽지 못하다. 넥타이도 가짜는 광택이 심하게 나고 진짜에는 없는 종이 케이스가 붙어 있다.

국내 명품 매출 1위를 달린다는 루이비통 중에서도 여성들이 많이 들고 다니는 모노그램 알마의 진위를 구분해 보자.

김경진 루이비통 안내원(23)에 따르면 가짜는 손잡이 패드가 딱딱하고 손잡이 안쪽에 주름이 심하게 나 있다. 또 정품은 가방 아랫부분 바느질 선이 두 줄인 데 비해 가짜는 한 줄이다.

진짜와 가짜는 냄새부터 달랐다. 정품 가방은 지퍼를 여니 진한 가죽 냄새가 나는 반면 가짜는 본드 냄새가 심하게 났다.

 
위조 명품은 루이비통 에르메스에 그치지 않았다. 구찌, 샤넬, 버버리, 에트로, 발리, 아르마니, 크리스찬디올, 티파니, 보테가베네타 등 수많은 명품 브랜드의 모조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백화점과 직매장 기준 지난해 1조4000억원에서 올해는 1조7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모조품 규모는 1500억원 내외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계, 주얼리, 일반 국외 브랜드까지 합하면 위조 상품시장 규모는 수천억 원대가 될 것"이라며 "모조품은 음지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를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술 전시장에서 마주친 위조 술들은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국산 카스맥주(CASS) 위조 상품은 CASE, CEES, CAAS 등 비슷한 로고를 달아 소비자들을 혼동시키고 있고, 참이슬의 모조품은 `참일슬`이라고 돼 있다.

위조 상품은 소니 MP3플레이어, SKⅡ 화장품, 골프채, 담배, 오리온 초코파이, LG 휴대폰에서 현대모비스 자동차 부품, 대림오토바이까지 실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처럼 모조품이 판을 치면서 국내로 들어오는 불법 위조 상품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5년 389건, 1593억2900만원이던 위조 상품 단속 실적은 지난해 1010건에 2조6668억1300만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세창 관세청 홍보기획관실 반장은 "중국 홍콩 등지에서 제조돼 직접 반입하는 위조품이 해마다 늘고 있다"며 "올해 적발 건수 중 중국산이 80%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의류, 핸드백, 시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 상반기 전체 위조 상품 적발 건수 중 시계 39%, 의류 34%, 핸드백 15% 순이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1조5322억원 상당 위조 명품시계 밀반입이 적발됐다.

 [매일경제 2007-07-24]